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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독주 깬다…몸푸는 여야 잠룡들

◆더 가까워진 조기 대선

민주당 '新 3김' 존재감 부각나서

'尹 핸디캡' 與, 당권경쟁 격화에

홍준표·오세훈, 단일 대오 강조

'제 3지대' 이준석, 대권도전 시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내년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여야 잠룡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주하는 ‘1강다(多)약’ 구도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인 만큼 잠룡들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안 인용을 전제로 21대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은 단연 이 대표다. 이 대표는 8월 역대 최고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하며 ‘이재명 2기 체제’를 구축, 당내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현재 민주당 의원 대부분도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으로 채워져 있다.

이날 국정협의체 구성 어젠다를 띄운 이 대표는 연일 경제계·종교계·노동계와 잇달아 회담하며 사실상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10일 뉴스1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적합한 차기 대통령감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7%가 이 대표를 지목할 정도였다. 2위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7%에 불과했고 나머지 인물들도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이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4.4%다.

야권에서 이 대표를 견제할 인물들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총리 등 ‘신(新)삼김’이 꼽힌다. 만약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경우 빈틈을 비집고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올 초부터 호남 조직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는 12·3 계엄 사태 이후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 대표의 핵심 법안인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등에 반대하며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 전 지사는 독일 유학 중 계엄 사태가 터지자 즉각 귀국했다. 1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숨 가쁜 행보다. 그는 탄핵안 가결 이후 “이제는 대한민국의 ‘새 판 짜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총리도 당내 현안에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을 검토한 것에 대해 “하책”이라고 혹평하며 수권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핸디캡’을 안은 여당은 고심이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분당 사태가 트라우마로 남은 만큼 당내 헤게모니 장악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라서다. 가장 활발히 목소리를 내는 인물은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홍 시장은 전날 탄핵안 가결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려 7건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한 대표를 겨냥해 줄곧 “사라져라”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한 대표를 비롯한 탄핵 찬성파들을 몰아낸 뒤 단일 대오로 탄핵 정국을 풀어가자는 주장이다.

앞서 탄핵 찬성 의견을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당은 이 일로 분열하지 말고 다시 뭉쳐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조기 대선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정국 흐름에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제3지대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대선 출마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의원은 전날 “내년 1월 말 이전에 탄핵 결과가 나오면 (대선에) 못 나가고, 2월에 탄핵 결과가 나오면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년 3월 31일이 지나야 만 40세가 돼 대선 출마가 가능해지는 탓이다. 지난 총선 패배 이후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낙연 전 새미래민주당(옛 새로운미래) 대표는 SNS를 통해 “윤석열 이후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가 더욱 본질적인 문제”라며 정치권 복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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