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유명 투자자들이 과거 비트코인에 대해 언급한 발언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사기다’, ‘25달러에도 사지 않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지만 최근 일부는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사업에 뛰어드는 모습도 나타난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JP모건 회장인 제이미 다이먼은 비트코인에 회의론적인 시각을 드러내 왔다. 2017년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주장한 그는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의회청문회에서 나선 그는 가상자산을 ‘폰지 사기’라고 부르고 정부가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회장의 이 같은 인식은 현재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는 “(비트코인에 대한) 개인적인 조언은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당신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하고 싶지 않다. 자유로운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역시 비트코인에 과거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2017년 비트코인을 자금 세탁의 지표라고 그는 지칭했다. 하지만 이후 디지털 화폐를 연구한 후 생각을 바꾸게 됐으며 비트코인은 통화 가치 하락과 정치적 불안정성을 헤지하는 합법적인 자산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핑크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블랙록은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펀드를 운용 중이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최고경영자 켄 그리핀은 비트코인의 투기적 거품을 경고했다. 그는 “달러를 믿지 않는다는 것은 지하디스트의 외침”이라면서 비트코인을 17세기의 튤립 열풍과 비교했다. 그리핀은 비트코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실수’였다고 표현했지만 여전히 경제적 효용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도 비트코인 비관론자 중 한 명이다. 과거 그는 “세상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 에도 사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본질적인 가치가 아닌 대중들의 도박 심리가 비트코인 강세를 뒷받침한다는 게 그의 견해로 풀이된다.
한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6500달러 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4일 기록했던 코인베이스 기준 이전 역대 최고치 10만 4000달러를 11일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