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46일 만에 전격 사퇴한 가운데 사퇴 선언 당시 착용한 '용비어천가' 넥타이가 이목을 끌고 있다.
한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정상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당시 한 대표가 착용한 넥타이는 지난 2022년 5월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서도 선보인 것으로 훈민정음으로 쓰인 최초의 작품인 용비어천가가 그려져 있다. 용비어천가는 조선왕조의 건국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정권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이들을 빗대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지난해 10월 한 대표는 친한계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를 마련한 데 이어 원외 당협위원장 등과 만나며 세력 확장을 위한 행보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용비어천가를 하지 않겠다"며 한 대표에게 무조건적 지지가 아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사퇴문을 통해 "국민의힘은 당 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제일 먼저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며 "이것이 진정한 보수의 정신이자 제가 사랑하는 국민의힘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퇴로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당 운영 방향과 차기 지도부 선출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4일 탄핵 표결 당시 착용한 연두색 넥타이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 넥타이는 '민주화 운동의 대부'라 불렸던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의 유품으로 알려졌다. 우 의장은 4일 계엄이 해제된 뒤 소셜미디어(SNS)에 "오랜만에 김근태 형님의 유품인 연두색 넥타이를 맸다. 이 넥타이는 제가 큰 결정을 해야 할 때 꼭 매던 것"이라며 "넥타이를 맬 때마다 속으로 '김근태 형님 꼭 도와주세요, 용기를 주세요'라고 부탁과 다짐을 하곤 했다"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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