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난주에 이어 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보다는 8%포인트 이상 높아 눈길을 끌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52.4%, 국민의힘은 25.7%로 각각 집계됐다. 조국혁신당(8%), 개혁신당(2.8%), 진보당(1.1%)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 지지율은 비상계엄 직후까지 40% 중반대에서 박스권을 그렸지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는 한 주 전보다 4.8%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10월 2주 차(50.7%) 이후 1년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0.5%포인트 떨어졌지만 오차 범위(±3.1%포인트) 내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 당 지지율이 32.3%(11월 4주)에서 26.2%(12월 1주)로 6.1%포인트 내린 뒤 추가 하락은 사실상 없었다는 의미다.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은 2016년 12월 9일 가결됐는데 리얼미터가 같은 달 12~16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율은 17.2%였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8.5%포인트 낮다. 민주당 지지율은 37.7%로 집계됐는데 이는 당시 범야권 정당이던 국민의당(12.2%)과 지지층이 일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당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비상계엄의 정당성 및 탄핵의 부당성이 지지층에 어느 정도 소구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수의 본산으로 여겨지는 대구·경북의 경우 표본이 97명으로 적기는 하지만 응답자의 39.8%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주류 세력의 대야 강경 투쟁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핵심 지지층을 기반으로 단일 대오를 구축한 뒤 탄핵 정국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벌써부터 대통령 놀음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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