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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만의 계엄 막았지만… 결국 막 내린 '한동훈 체제'

친윤계 갈등 끝에 149일 만에 사퇴

오락가락 행보에 리더십 부재 지적

당 수습은 친윤 좌장 권성동 중심

'조기 대선' 복귀해 출마 가능성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7·23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한동훈 지도부 체제가 146일 만에 막을 내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3 비상계엄을 막고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지만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반발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 전 대표는 16일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에서 “최고위원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정상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스스로 사퇴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그의 사퇴에 앞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사퇴 의사를 표명하며 사실상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됐다.

한 전 대표의 사퇴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 방식을 두고 친윤계 의원들과 충돌하며 당내 반발을 막지 못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계엄 직후 대통령 거취를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던 한 전 대표는 8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방침을 발표했지만 대통령실에서 자진 사퇴를 거절하며 입지가 좁아졌다. 침묵을 이어오던 그는 12일 윤 대통령의 담화를 “내란 자백”이라고 비판하며 ‘대통령 탄핵 당론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친윤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전 대표를 향해 고성과 항의가 오갔으며,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며 14일 표결에 들어갔다. 결국 여당 의원 12명의 찬성으로 탄핵안이 가결되자 한 전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줄을 이었다.



한 전 대표는 사퇴 당일 첫 메시지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제가 SNS로 낸 5회의 입장”이라며 계엄 당일의 입장을 적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그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 “대통령께서는 국민과 국회 뜻을 존중하고 즉시 헌법에 따라 계엄령 해제 선포해 달라”는 등의 입장을 나열했다. 이는 계엄 이후 윤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한 전 대표의 갈지자 행보로 리더십이 부재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반박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 사퇴로 생긴 지도부 공백은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메웠다. 권 권한대행은 14일 표결 당시 반대 당론을 유지한 5선 중진이자 친윤계 핵심이다. 탄핵안 가결 이후 한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을 향한 탈당 요구가 이어지기도 했다. 권 권한대행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통해 당 수습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현실 가능성이 높아진 ‘조기 대선’에서 친윤계와 마찰을 빚은 한 전 대표가 당으로 복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지지자들을 만나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며 “여러분들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정계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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