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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영향력 키우는 머스크 …英 ‘킹메이커’도 노리나

英 극우 나이절 패라지와 마러라고서 회동

패라지당에 거액 기부한다는 소문 재점화

영향력 커지는 머스크에 견제 움직임도 커져

"그의 사적 이익이 국가적 역할과 이해 충돌"

일론 머스크(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X(옛 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나이절 패라지(오른쪽) 영국개혁당 대표. 패라지 대표는 사진을 X에 올리며 “영국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썼고 머스크 CEO는 “물론”이라고 답했다. 출처=나이젤 패라지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영국 정치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극우 정치인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다.

17일(현지 시간) 영국의 대표적인 반(反)유럽연합·반이민 성향의 극우 정치인으로 꼽히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미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에서 머스크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리며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사진과 함께 “영국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썼고 머스크는 “물론”이라는 댓글로 화답했다. 이날 패라지 대표는 “16일 머스크와 1시간 동안 멋진 만남을 가졌다. 이 역사적 회동에 마러라고 사용을 허락해준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감사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또 텔레그래프에 ‘일론 머스크는 영국이 매우 심각한 문제에 처해 있다고 믿는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해 두 사람이 “돈 문제를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앞서 머스크가 영국 정치판을 흔들기 위해 패라지 대표에게 최고 1억 달러(약 1437억 원)를 기부하려 한다는 소문을 인정한 셈이다. 텔레그래프는 실제 기부가 이뤄질 경우 “영국 정치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봤다.



머스크 CEO가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그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 CEO가 보안 규정 위반 혐의로 미 국방부와 공군 등 최소 3개 정부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도 함께 경영하며 미 국방부와 여러 방위 계약을 체결, 최고 등급의 군사기밀 접근권을 가진 머스크 CEO가 외국 정상들과의 회동 같은 민감한 움직임을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NYT는 “이스라엘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의 9개국 정부가 지난 3년간 미 국방부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머스크에 대한 보안 우려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되면서 개혁의 칼자루를 쥐게 된 머스크에게 더욱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머스크의 사적 이익은 그가 ‘비공식 공동 대통령’으로 맡은 역할과 큰 이해충돌을 일으킨다”며 ‘머스크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윤리 기준 상향을 주장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또 다른 핵심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2028년 대선에도 트럼프가 출마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당선인에 대한 충성심을 재차 드러냈다. 미국 헌법은 두 번 이상 대통령에 선출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트럼프 당선인은 연임한 것이 아니기에 한 번 더 출마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공식적으로는 재출마가 불가능하다면서도 사적으로는 ‘3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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