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1873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 이전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우 내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올해보다 더 감소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여행산업 전문 독립 연구센터 야놀자리서치는 19일 세미나를 열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예측 모델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내년 관광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내년도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 관광객 수는 약 1873만 명으로 관측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7%가량 증가한 규모다. 자체 개발한 AI 기반 인바운드 관광 수요 예측 모델을 토대로 과거 2년간 여행 빅데이터와 경제 지표, 글로벌 여행 이동량, 소셜 트렌드 등 다양한 변수를 통합,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의 실제 방한 관광객 수와 AI 모델 예측값을 비교한 결과 오차율은 1.2% 수준에 불과했다.
내년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은 국가로는 중국(28%)으로 529만 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점쳐진다. K팝의 높은 인기와 크루즈 관광이 중국 관광객의 증가 요인으로 손꼽힌다. 이어 일본(19%), 미국(8%), 대만(7%) 순으로 예측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국 관광과 관련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엔저 현상 완화, 달러 가치 상승, 원화 약세 등 환율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한국 여행의 자제를 권고해 내년 한국을 찾을 외국인 관광객이 전망치보다 더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한국 관광과 관련한 검색량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다소 주춤해졌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연구원은 “2000년대 이후로 계엄을 겪어본 적이 없어 계엄이 실제로 인바운드에 얼마나 영향 미칠지는 수치로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정치적 요인의 불확실성 효과가 커지고 장기화될 경우 2024년 수준에 머물거나 더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박성식 야놀자리서치 대표는 “AI 기반 관광 수요 예측 모델을 통해 인바운드 여행 시장의 회복과 성장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업계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면서 “관광 자원 및 인프라의 효율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여행 활동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야놀자리서치는 오는 23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2025 인바운드 관광 대예측’을 주제로 업계 관계자 대상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바운드 관광 수요 예측 모델의 개발 과정 및 성과와 국내 관광 시장 발전을 위한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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