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현 4.75%의 기준금리를 19일(현지 시간)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매파적 금리 인하’를 결정한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영란은행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4.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란은행은 올 8월 4년 반 만의 첫 금리 인하를 나선 데 이어 11월 추가로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이번 동결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근 영국에서 소비자물가가 다시 소폭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나자 이번에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실제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6% 상승해 올해 3월(3.2%)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내외적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본 뒤에 금리 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위원 9명 중 3명은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당초 1명 수준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봤던 것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영란은행이 예상보다 강한 비둘기파 성향을 보인 것으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내년 영란은행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영란은행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6주 전 올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3%로 예상했으나 이날 0.0%로 수정했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성명서에서 “미래의 금리 인하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 방식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는 내년에 금리를 언제, 얼마나 인하할지 약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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