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전(前) 남편이 자신을 포크레인(굴착기)에 묶어놨던 일에 대해 복수하다 살인을 저지른 여성이 징역 17년형을 선고 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2부(김성환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 A씨에게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6월 경남 김해시에 있는 한 농장의 주거 공간에서 전 남편인 60대 남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1988년 결혼했다가 2003년 이혼했으나 만남을 이어왔다. 결혼생활 중 B씨가 불륜을 저질렀다고 생각해 B씨를 계속 원망했던 A씨는 지난해 6월 B씨가 불륜 대상으로 의심되는 여성과 연락을 계속 주고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두 사람은 크게 다퉜고 한 달 가량 A씨는 B씨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다 B씨도 참지 못해 김해의 농장 야외에 있던 포크레인에 A씨를 약 1시간 동안 묶어뒀다가 풀어줬다.
A씨는 복수심과 증오심을 키우며 B씨를 죽이려는 마음에 힘을 키우려고 1년 간 운동을 하면서 범행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B씨가 운영하는 김해의 농장을 찾아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과거 포크레인 사건을 언급하며 B씨에게 똑같이 몸이 묶일 것을 요구했다.
계속된 A씨 요구에 지친 B씨가 "마음대로 해라"고 하자 A씨는 압박 붕대로 B씨 손을 묶었다. A씨는 그 후에도 손을 풀어달라는 B씨 요구에 "나의 고통을 느껴 봐라"며 거절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했다. 손을 풀어주면 공격 당할 것을 우려한 A씨는 근처에 있던 도구로 B씨를 살해했다.
A씨는 마약 범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고 지난 4월 형이 확정돼 집행유예 기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오랜 세월 부부 인연을 맺은 전 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해 범행 수단과 방법, 경위 등에 비춰 사안이 매우 중하다"며 "B씨가 당시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B씨 유족으로부터 용서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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