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이 새겨진 석판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석판이 예상가를 훌쩍 뛰어넘은 73억 원에 팔렸다. 석판의 출처와 진품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고가에 낙찰돼 관심이 모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1500년 전 로마-비잔틴 시대에 제작된 십계명 석판이 이날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이스라엘 기관에 기증할 계획인 익명의 구매자에게 504만 달러(약 73억 원)가 조금 넘는 가격에 팔렸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가인 100만~200만 달러(약 14억~29억 원)를 훌쩍 뛰어넘은 금액이라고 소더비 측은 전했다.
무게 약 52㎏, 높이 약 61㎝인 이 석판은 지난 1913년 현재 이스라엘 남부 해안지역의 철도 건설 현장에서 발견됐다. 초기 유대교 회당, 모스크, 교회 유적지와 가까운 곳이다.
이 석판은 그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수십 년간 도로석으로 사용됐다. 이후 1943년 석판의 가치를 알아본 한 학자의 손에 넘어갔고, 1995년 이스라엘 골동품 상인을 거쳐 뉴욕 브루클린의 리빙 토라 박물관에 기증됐다. 이후 2016년 85만 달러(약 12억 원)에 수집가인 미첼 S. 카펠의 소유가 됐다.
석판에는 현재 팔레오 히브루라고 불리는 고대 히브리어로 된 출애굽기의 십계명 중 ‘주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계명이 없어 9계명만이 남아있다.
다만 드폴대학교 법학대학의 패티 저스텐블리스 박사는 이 석판에 대해 문서화된 고고학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것과 같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출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500만 달러라는 낙찰 가격이 놀라울 뿐이라면서 석판에 대한 의구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크리스토퍼 A. 롤스턴 교수도 1913년의 문서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약탈자와 위조범들이 종종 그러한 이야기를 만들어 비문에 진정성을 부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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