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10년 내 매출 5조 원 목표를 제시하며 성과 창출 의지를 다졌다. 내부 혼란 속에서도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중심으로, 회사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메시지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내년 연구개발(R&D)에 2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R&D 비용은 줄일 생각도 없고 줄일 수도 없다”면 “올해 R&D에 약 1600억 원을 투자했고 내년에는 200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경영권 분쟁 여파로 신약 개발 및 R&D 투자 결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아왔다. 한미약품의 R&D 투자 규모는 경영권 분쟁 전인 지난 2021년 1615억 원, 2022년 1779억 원, 2023년 2050억 원으로 증가하다가 올해 다시 1000억 원대로 줄었다. 최인영 R&D센터 전무는 “임상 단계에 따라 투입 비용이 다른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전문의약품과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사업본부를 맡은 박명희 전무는 “올해 전문의약품은 7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를 예상하고 있으며, 블록버스터 제품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복합신약 개발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2028년 목표 매출액 3조 원 중 극내사업본부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1조 7000억 원으로 계획한다”고 말했다.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 전무는 “저용량 고혈압 복합제는 새로운 치료 트렌드를 만들 전망”이라며 “이달 중 허가 신청을 내 내년 발매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1차 치료 시 단일제만 됐는데 우리가 3분의 1로 함량 줄인 3제 복합제 임상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형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관련해서는 “내년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디지털 치료기기(DTx)를 결합한 치료제는 내년 임상시험을 시작해 2027년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에페나글레나타이드는 2026년 발매가 가능하며 2030년에는 더 많은 비만 신약이 나올 예정”고 덧붙였다.
한미약품 비만 프로젝트(H.O.P)의 라인업인 삼중작용제(LA-GLP·GIP·GCG)의 경우 미국에서 임상 1상 중이다. 체중 감소를 하면서 근육량까지 증가시키는 새로운 비만 파이프라인 HM17321의 경우 초기 연구 단계에 있다. 최 전무는 “내년에는 삼중작용제 첫 번째 임상의 결과지를 볼 수 있다”며 “또 지방은 빼고 근육은 증가시키는 신개념 비만치료제가 내년에 임상 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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