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김홍균(사진) 외교부 1차관은 한국 정부가 계엄과 탄핵 사태와 관련한 국내 상황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측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12·3 계엄령 사태 이후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미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22일(현지 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김 차관은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우리가 트럼프 측과 계속 소통해왔고 이번의 국내 상황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다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번 방문에서 특별히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를 만날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앞으로도 트럼프 신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계속해서 그런 소통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 차관은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다 소통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추가로 설명할 필요성은 없지만 앞으로도 여러 기회를 통해 현재 상황은 물론이거니와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한미일 3국 협력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설명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일각에서는 향후 한미일 3국 협력이 이전만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중국 봉쇄라는 최대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다자 협력보다는 양자 협상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 정권 교체가 있을 경우 일본과의 관계가 멀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 차관은 "사실 한미일 3국 협력은 그 연원을 살펴보면 트럼프 1기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어떻게 보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그걸 강화했다. 제 생각에는 트럼프 2기에도 한미일 3국 협력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한국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전 세계가 모두 목도했듯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회복력이 강한지를 다 보여줬기 때문에 그 상황에 대해서는 명료하게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차관은 23일 워싱턴 DC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하고 학계 인사들을 만난 뒤 일본 도쿄로 넘어가 한일 외교차관 회담을 한다.
김 차관은 "한미 고위급 교류를 재개할 필요성에 대해 양국이 공감함에 따라 우선 제가 먼저 워싱턴을 방문하게 됐다"며 "지금까지 한미 양국이 이룩해온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에 관한 여러 성과를 앞으로 어떻게 유지·발전시킬지, 또 차기 미 행정부까지 이어갈지에 대해 다양한 방안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캠벨 부장관은 지난 19일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임기의 마지막 몇 주 안에(during the last weeks)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 정부와 고위급의 대면 외교(in person engagement)를 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차관은 "그동안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했기 때문에 계엄 이후의 해제 과정과 탄핵 과정에 대해 미측에서 소상히 잘 알고 있다"면서 "캠벨 부장관이 초기에 우려스러운 (입장을) 표명도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을 비롯한 고위급 교류 재개 문제도 캠벨 부장관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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