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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홀인원 바로 옆에서 본 우즈 “일생일대의 짜릿함”

PNC 챔피언십서 아들과 준우승 합작, 전처와 포옹도

‘시니어 제왕’ 랑거, 투자은행 다니는 아들과 또 우승

23일 PNC 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 뒤 아들 찰리(오른쪽)를 격려하는 타이거 우즈. AFP연합뉴스




골프 팬들은 연례 가족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 때마다 몰라보게 큰 타이거 우즈(미국) 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키가 거의 아빠(185㎝) 만해진 우즈 아들 찰리는 아빠 앞에서 홀인원까지 터뜨렸다. 우즈는 올해 대회를 “평생에 기억될 짜릿함”이라고 정리했다.

23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리츠칼턴G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2라운드에서 우즈 부자(父子)는 이글 1개와 버디 13개로 15언더파 57타를 합작했다. 이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의 이벤트 대회다. 프로 선수와 가족(주로 아들)이 2인 1조로 36홀 스크램블(각자 티샷 뒤 더 좋은 위치의 볼을 골라 그 자리에서 둘 모두 다음 샷) 방식으로 경기한다.



이글 1개가 열다섯 살 아들 찰리의 4번 홀(파3·176야드) 홀인원이었다. 7번 아이언으로 잘 친 샷이 핀 옆에 떨어진 뒤 홀로 숨어들었다. 들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한 찰리가 주변의 함성에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자 우즈는 그런 아들을 와락 끌어안은 뒤 장난스럽게 밀쳤다.

첫날도 공동 선두였던 우즈 부자는 최종 합계 28언더파 116타로 베른하르트 랑거 부자와 연장을 치렀다.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에서 우즈는 200야드 남짓한 거리의 아이언 샷을 잘 보내 그린 가장자리에서 이글 기회를 만들었다. 찰리의 이글 퍼트가 홀을 맞고 튀어나간 뒤 무릎을 꿇고 크게 아쉬워하는 모습에 우즈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서 퍼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퍼트는 왼쪽으로 빗나갔다. 팀 랑거도 5.5m 이글 기회. 아들은 실패했지만 브룸스틱 퍼터를 든 ‘시니어 제왕’ 랑거의 퍼트는 들어갔다. 경기 끝. 랑거는 이 대회 벌써 여섯 번째 우승이다. 막내 제이슨과 올해까지 2연패를 포함해 네 번 우승했고 다른 두 번의 우승은 큰아들 슈테판과 해냈다. 제이슨은 대학 선수 출신으로 지금은 투자은행에 근무한다. 2020년부터 출전한 우즈 부자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준우승이다. 우승은 아직 못했다. 팀 우즈는 상금 8만 달러, 팀 랑거는 우승 상금 20만 달러를 받았다.

올해 9월 허리 수술 뒤 재활 중인 우즈는 “우승하지 못했다 해도 같이 우승을 다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랑거 팀에는 경의를 표한다.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했다. 아들을 평가하면서는 “골프의 모든 면에 있어 계속 나아지고 있다. 이제 열다섯인데 많은 것들을 해냈고 앞으로 이룰 일은 더 많다”고 덕담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2010년 우즈와 이혼한 엘린 노르데그렌도 보였다. 우즈 부자를 응원했고 경기 후 우즈와 포옹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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