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길래 이렇게 나를 ‘악마화’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한체육회를 ‘사유화’한다는 비판 속에도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이기흥 회장은 이렇게 말하며 억울해했다.
이 회장은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42대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부와 수사 기관 등으로부터 받고 있는 전방위적 압박에 대해 “속된 말로 해도 너무한다. 그냥 물러서면 모든 걸 인정하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업무방해와 금품 등 수수, 횡령·배임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기획재정부의 요청을 받고 올해 5월부터 선수촌 시설관리 용역 계약과 관련해 체육회 고위 관계자와 업체의 유착 관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고 최근 감사원도 체육회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 회장은 딸의 대학 친구를 선수촌에 부당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또한 파리올림픽 참관단에 체육계와 관련 없는 지인 5명을 포함하도록 특혜를 제공한 의혹 등에 대해서는 “관행적으로 해왔던 것이며 문체부로부터 전부 승인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원래 재임으로 끝내려고 했지만 체육회의 위기를 도외시하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3선 도전 배경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체육의 변화, 체육인과 완성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독립 △최적화 △협력이라는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독립은 재정 자립과 운영 자율성, 최적화는 생활체육부터 엘리트 체육까지 연결되는 시스템, 협력은 체육인과 정부, 그리고 국민 협력을 뜻한다. 체육회장 선거는 다음 달 1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