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의사 전용 지식 정보 공유 커뮤니티 플랫폼 인터엠디컴퍼니(대표 이영도)에 따르면 의사 직업 만족도가 53.7%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7%포인트 하락했다.
인터엠디컴퍼니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의사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2024 의사 직업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2018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봉직의 80.3%, 개원의 19.7%가 참여했으며 병원 규모별로는 1차 43.5%, 2차 16.3%, 3차 24.2%, 기타 12.0%가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10.2%, 30대 44.6%, 40대 32.9%, 50대 이상 12.3%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의사 직업 만족도는 2018년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71.4%) 대비 17.7%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60.7%)보다도 12.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향후 5년 뒤 의사 직업 만족도 전망도 부정적이었다. 응답자의 71.9%가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년 조사(69.2%)보다도 높은 수치다.
의사에 대한 환자 신뢰도도 하락세를 보였다. ‘의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54.6%로 2022년(67.4%) 대비 12.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진료 시간은 늘어나는 추세다. '3분 미만' 진료 비율은 2022년부터 15% 미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10분 이상' 진료 비율은 2018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3.1%를 기록했다. '35분 미만' 진료가 43.6%로 가장 많았고, '5~10분 미만'이 28.5%를 차지했다.
개원가의 경영 상황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운영이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33.5%로 2022년(20.3%) 대비 13.2%포인트 증가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6.4%로 2022년(36.9%)보다 10.5%포인트 하락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이 40.1%로 가장 많았다.
봉직의의 61.9%는 향후 1~2년 내 이직이나 퇴사를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년(57.1%) 대비 4.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번아웃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1.5%가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악화하는 의료 환경(15.3%)', '많은 환자 수(14.8%)', '야간 및 공휴일 근무(12.6%)' 등이 꼽혔다.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조건부 찬성'이 41.2%, '반대'가 40.7%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0대와 30대에서는 '반대' 의견이, 40대와 50대는 '조건부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20~30대의 경우 경력 초기 단계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기까지 기회가 제한될 우려가 크고 40대 이상은 이미 일정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한 경우가 많고 병원 내에서 중간 관리층이나 리더십 역할을 맡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는 '수가와 인센티브 등 현실적인 전문의 인건비 지원(30.5%)',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 대책 수립(17.8%)', '수련병원이 부담하는 전공의 수련비용의 정부 지원(12.0%)', '전공의를 피교육생으로 인정하고 지도 전문의 지원책 마련(12.0%)', '전공의 수련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10%)' 등이 제시됐다.
지난 2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개원의 93.4%, 비개원의 91.2%가 전면 또는 제한적 중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개선사항으로는 '재진 환자 대상, 대면 진료 원칙하에 보조적 수단으로만 운영되어야 한다(34.3%)', '전면 중단해야 한다(32.8%)' 등 순이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peach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