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가택침입 강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연말연시를 맞아 집을 비우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방범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일본 도카이TV에 따르면 최근 일본은 '야미바이토'를 활용한 강도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야미바이토는 일본어로 어둠을 뜻하는 '야미'와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는 '바이토'를 조합한 신조어로, 돈이 필요한 젊은이를 아르바이트생 구하듯 소셜미디어(SNS)로 모집해 범죄에 동원하는 신종 범죄다.
모집에 응한 젊은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지시받아 망보기, 가택침입, 장물 운반 등 단계별로 역할을 수행하고 보수를 받는다.
일본 경찰청의 집계(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4~10월 야미바이토 모집에 응해 강도 사건에 관여했다가 붙잡힌 인원은 34명이었다. 이 외에도 사기 492명, 절도 126명이 붙잡혔으며, 가장 많은 988명은 계좌 대여 등 범죄수익이전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적발됐다.
일본 사회가 특히 주목한 사건은 올해 8월 하순부터 11월까지 도쿄와 사이타마현, 지바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 일원에서 잇따라 발생한 연쇄 가택침입 강도 사건이다. 범인의 상당수는 빈곤한 생활이나 빚 때문에 야미바이토에 응한 것으로 경찰에 진술했다.
뿐만 아니라 주택 우편함에 수상한 문자가 적혀 있는 것이 종종 포착되자 "범행 전 사전 답사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도쿄도내의 한 공동주택 우편함에는 ‘大’라는 한자가 적혀 있는 것이 목격됐는데, 이는 '대가족'이나 '대학생'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도카이TV는 분석했다. 일본 경비업체 또한 이러한 범죄 관련 표시에는 남성을 뜻하는 'M', 여성을 뜻하는 'W', 1명이 거주 중인 것을 뜻하는 'S', 토·일 휴무를 뜻하는 'SS' 등이 있다고 알렸다.
국민들의 불안이 커진 만큼 방범용품 시장 또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후지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시큐리티 관련 시장 전체 규모는 2022년 1조 182억엔으로, 처음으로 1조엔을 넘은 데 이어 올해 1조 679억엔, 2026년엔 1조 1125억엔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일본 주요 홈센터인 카인즈에서는 방범용품 판매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보안업체 세콤은 올해 순이익이 1046억엔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찰은 야미바이토에 대응해 처음으로 위장 수사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야미바이토를 활용하는 범죄 조직에 접근하기 위해 가공의 신분증을 만들어 제시하는 수사 방법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민당도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강도 사건과 관련해 위장 수사가 필요하다고 봤다. 일본에서 신분증 위조는 위법이지만 형법은 정당한 업무라면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은 현행법 범위 안에서 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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