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1% 안팎의 강세를 구가하며 성탄절을 앞두고 '산타 랠리'에 시동을 걸었다. 테슬라가 7% 이상 급등하는 등 기술주가 전체적인 강세를 이끌었다.
2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0.08포인트(0.91%) 뛴 4만 3297.0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5.97포인트(1.10%) 상승한 6040.04, 나스닥종합지수는 266.24포인트(1.35%) 급등한 2만 31.13에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성탄절을 하루 앞두고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했다. 단축 거래에 연휴를 앞두고 휴가를 떠난 투자자들도 많지만, 주요 주가지수는 얇아진 거래에도 상승폭을 확대하며 산타 랠리를 즐겼다. 통상 산타 랠리는 성탄절 직전부터 연말을 지나 이듬해 초까지 미국 주가지수가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회의 결과로 강하게 조정을 받았던 만큼 저가 매수세가 부지런히 유입되는 모습이다. 지난주 말부터 시작된 반등 흐름은 성탄절 연휴 기간에 들어서도 이어졌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런던 스톡튼은 "산타 랠리는 여전히 살아 있을 수 있다"며 "연말까지 강한 계절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년과 같이 연말까지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스톡트레이더스알마낙에 따르면 1969년 이래로 S&P500 지수는 당해 마지막 5거래일과 1월 첫 2거래일 사이에 평균 1.3% 상승했다. 역사적으로 연말 마지막 거래일 구간은 롱 심리가 대체로 우세했다는 뜻이다.
다만 산타랠리가 내년 초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경계심도 여전하다. 연준이 매파적 분위기로 돌아선 만큼 증시를 밀어올릴 만한 동력이 약해졌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햇필드 분석가는 "산타 랠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강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시장에 대해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S&P500의 연말 목표치를 6000으로 고수하고 있다.
거대 기술주 7개 기업(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강세였다. 테슬라는 이날도 7.35% 뛰면서 462.25에 마감, 시가총액이 1조 4000억달러에 육박했다. 미 언론은 이날 주가 상승에 불을 붙인 것은 전날 발표된 현대차의 '테슬라 충전기 어댑터 배포'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현대차는 자사 전기차 고객의 충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NACS DC' 전기차 어댑터를 내년 1분기부터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NACS DC'는 테슬라가 쓰는 충전구 방식이다. 이 충전구에 맞는 어댑터를 꽂으면 기존의 미국 표준인 'CCS DC' 방식으로 제작된 전기차도 테슬라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미 금융전문 매체 모틀리풀은 현대차가 이미 미국에서 약 11만 2000대의 아이오닉 전기차를 판매했고, 이 회사의 전기차 판매량이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고 전하면서 현대차의 어댑터 배포가 테슬라의 충전소 운영 수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애플은 1% 이상 오르며 어느새 시총이 4조달러에 가까워졌고 아마존과 메타도 1% 이상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이달 들어 3.9% 상승하며 3대 주가지수 중 가장 강력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레이는 "지난 몇 주간 시장의 움직임은 빅테크가 여전히 주식시장의 핵심 리더 그룹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관련주 중 각광을 받는 팔란티어는 이날 주가가 4% 이상 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주가가 390% 이상 뛰었다.
아메리칸항공이 악재가 나왔으나 하락폭은 미미했다. 아메리칸항공은 기술적 문제로 모든 항공편을 일시적으로 운항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말 항공 수요가 가장 많은 '대목'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실적에 타격이 발생했지만 주가는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브로드컴은 이날도 3% 이상 오르며 사흘 연속 반등했다. 지난주 FOMC 충격파로 급락하기 전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하며 기세를 높이던 브로드컴은 가파른 조정 분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다시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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