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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매장 규모, GDP 380%"… 엘살바도르 다시 채굴한다

정부 "개발해 성장 동력 확보"

7년 만에 '채굴 금지법' 폐지

시민단체 환경오염 우려 반발

전문가들 매장 규모에 회의적

이달 23일(현지 시간)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열린 시위 참가자들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금속 채굴 금지법 폐지’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초의 ‘금속 채굴 금지국’ 엘살바도르가 금광 개발을 위해 채굴을 허용하기로 했다. 나이브 부켈레 정권은 금광 개발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지만 환경오염을 우려한 시민단체의 반발로 차질이 예상된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엘살바도르 의회는 금속 채굴 금지법 폐지 법안을 총재적 의원 60명 중 57명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부켈레 대통령이 주도한 법안에는 엘살바도르 정부에 채굴 활동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여당 ‘새로운생각(NI)’의 엘리스 로살레스 의원은 의회 연설에서 해당 법안에 대해 “국민의 복지가 의사 결정의 중심에 놓일 것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엘살바도르는 수자원 보호를 위해 2017년 세계 최초로 금속 채굴 금지국을 선언했다. 그러나 2019년 취임한 부켈레 대통령은 금속 채굴 금지법에 대해 “터무니없는 법안”이라고 비판해왔다. 올 2월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한 그는 광업을 국가의 잠재적 성장 동력으로 내걸고 채굴 금지법 폐지를 주장해왔다. 부켈레 대통령은 11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엘살바도르 영토의 4%에서 실시된 연구에서 국내총생산(GDP)의 380%에 달하는 약 1320억 달러 상당의 금 매장량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토가 대부분 화산활동의 영향을 받아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엘살바도르에는 금 외에도 핵심 전략 광물로 떠오른 리튬을 비롯해 코발트·니켈 등이 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살바도르 시민단체는 채굴에 필요한 물과 금광 개발에 사용되는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물로 인한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금맥은 북부 지방과 수원지인 렘파강 유역을 가로질러 뻗어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2007년부터 정부에 10년간 채굴 유예를 요구해왔고 2017년부터는 채굴 금지법이 통과돼 시행됐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 59.2%는 ‘금광 채굴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 반면 ‘적절하다’는 답변은 23%에 불과했다.

전문가들 역시 막대한 양의 금이 매장돼 있다는 부켈레 대통령의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과거 금속 채굴 금지법이 시행되기 전 진행된 탐사 프로젝트 ‘엘도라도’는 엘살바도르에 140만 온스(약 36억 달러어치)의 금이 매장된 것으로 추산했다. 부켈레 대통령이 주장한 규모와 비교하면 3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엘살바도르는 2021년 전 세계 국가 중 최초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국가로도 유명하다. 과거 비트코인 급락으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매우 높은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Caa1’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에도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겠다고 공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트코인 6000개를 보유한 엘살바도르는 2022년 11월 전후 60%의 손해를 봤으나 최근 가격이 급등하면서 90%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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