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유치에 성공했다. 지자체 간 치열한 유치 경쟁에 1년이 넘도록 표류하다 26일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9월 세계유산 등재 후 1년 2개월 만 결실이다.
가야고분군 등재 지자체는 그간 통합관리기구 유치를 위한 경쟁을 이어갔다. 특히 김해시와 경북 고령군의 열망이 강했다. 지난 7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지원단’ 연구용역에서 김해시가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입지 1순위로 꼽혔음에도 고령군이 반대하며 통합관리기구 입지 확정이 미뤄졌다.
당시 국가유산청도 중재보다는 지자체 간 협의를 강조해 통합관리기구 설립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통합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위치 선정이 늦어지면 지자체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지난 9월과 11일 두 차례 열린 지자체 간 회의에서 적극 중재에 나섰고, 최근 고령군이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최종 입지가 김해로 확정되면서 경남과 경북, 전남지역 등 7곳에 걸쳐있는 가야고분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가야고분군은 경남 김해시·함안군·창녕군·고성군·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전북 남원시 등 3개 광역·7개 기초지자체에 흩어져 있다. 1~6세기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금관가야, 대가야, 아라가야, 소가야, 비화가야, 성산가야 등의 비밀을 품은 귀중한 연속유산이다. 연속유산은 통합관리 체계를 마련하도록 유네스코 세계유산 협약이행을 위한 운영 지침에 명시돼 있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는 지자체 공동의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될 전망이다. 사업 예정지로는 2곳이 거론된다. 국가유산청은 대성동고분군 인근의 김해교육지원청 전 부지를 권했고, 김해시는 관동동의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에 설립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내년 상반기까지 현 가야고분군 통합관리지원단을 중심으로 통합관리기구 설치를 위한 명칭·조직구성, 법인 설립, 사무실 마련, 지자체별 조례 제·개정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연내 개소할 계획이다.
홍태용 시장은 “통합관리기구 김해시 설립 결정은 고령군을 비롯한 7개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이뤄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과 7개 지자체 간 상호 유기적인 소통과 협조로 효율적인 통합보존관리체계를 마련해 나가고 가야고분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의 세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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