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주요시설을 타격하며 전선을 학대하고 있다. 가자, 레바논, 시리아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아예 이 기회에 이란의 역내 대리 세력인 '저항의 축'을 모두 궤멸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공격과 관련해 "이제 대담해진 이스라엘이 후티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예멘 수도 사나의 공항과 발전시설, 호데이다와 살리프·라스카나티브 등 서부 해안의 군사 기반 시설 등을 전투기로 폭격했다.
후티가 운영하는 사바 통신은 이번 공습으로 사나공항에서 3명, 호데이다 지역에서 3명 등 모두 6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수장을 모두 사살하며 사실상 두 조직의 공격 능력이 상실된 가운데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까지 반군에 의해 축출된 상황을 틈타 이스라엘이 눈엣가시였던 ‘마지막 친 이란 단체’ 후티를 제압할 절호의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후티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이후 하마스 지원을 명목으로 홍해 등에서 도발 행위를 이어왔다.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거의 매일 밤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지난 21일에는 후티가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쏜 미사일로 주민 16명이 다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에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23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한 것처럼 "후티를 강하게 공격할 것이고 그들의 지도부를 참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25일 "후티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아사드 정권과 다른 세력들이 배운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동 전역이 이 교훈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후티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작전에는 일부 어려움이 따른다. 이스라엘과 인접한 가자지구나 레바논과는 달리 예멘은 1600km 이상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후티가 그간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집중해 분석하지는 않았던 비교적 '새로운 적'이라는 점도 도전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후티는 이스라엘에 보복을 다짐하며 이스라엘을 겨냥해 또 미사일을 날렸다. 이스라엘군은 27일 성명을 통해 예멘에서 발사된 미사일 한 발을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격화하는 이스라엘과 후티의 확전을 크게 우려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이스라엘과 후티의 긴장 고조를 규탄한다며 모든 당사국은 군사적 행동을 중단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항구와 공항을 공습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활동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국제법은 항상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습 당시 사나공항에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유엔 전용기 탑승을 준비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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