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과 내란을 공모한 혐의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 기소했다. 이번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김 전 장관이 처음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오래전부터 계엄에 관해 논의해온 것으로 보고 이번 비상 계엄 선포와 포고령 발령이 국헌 문란의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7일 김 전 장관을 내란 중요 임무 종사,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일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경찰이 국회 봉쇄하도록 하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막기 위해 수방사·특전사 병력을 투입해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저지하도록 하고 체포조를 가동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하고 서버 반출을 시도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김 전 장관 등의 이 같은 행위가 위헌·위법한 포고령에 근거해 국가기관인 국회, 국회의원, 선관위 등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국헌 문란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국회에 경찰을 증원하고, 포고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처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는 “수방사 병력과 함께 국회로 출동해 국회 봉쇄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저지하라”고 지시했다.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에게는 “국회의원이 150명 안 되도록 막으라”며 “대통령님 지시다.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도 국회 현장을 지휘 중인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처업고 나오라고 해”라며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장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 10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여 전 사령관에는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3명부터 잡으라”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여 전 사령관은 방첩수사단장에게 “이재명·한동훈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을 신속하게 체포해 수도방위사령부 B1벙커 구금시설로 이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시도하려는 정황도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계엄해제 요구안 가결 이후에도 이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그러니까 계엄 선포되기 전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햇다.
검찰이 이번 비상계엄과 포고령을 위헌·위법한 행위로 보고, 형법상 내란죄 구성요건인 ‘폭동’으로 규정한 만큼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시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 등과 적어도 올해 3월께부터 비상계엄을 염두에 두고 여러차례 논의를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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