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심지역에서 이른바 '영앤리치' MZ세대(1980~2009년생)의 초고가 아파트 매입이 늘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상위 0.1% 주거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101㎡(17층)가 지난 10월 63억 원에 거래됐다. 매수자는 1999년생 A씨로 이는 해당 단지 역대 최고가다. 지난 7월 57억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6억 원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8월 준공된 원베일리는 '아크로리버파크'를 제치고 새로운 대장 아파트로 부상했다.
A씨는 18일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저당권이 없어 전액 현금 거래로 추정된다. A씨의 이전 거주지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인 점으로 미뤄 하이엔드 단지에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영앤리치'들의 고가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4월에는 가수 장윤정 부부 소유의 '나인원한남' 전용 244㎡를 1989년생이 120억원에 전액 현금 매수해 화제가 됐다. 1월에는 ‘한남더힐’ 전용 233㎡(7층)가 94억5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매수자는 1998년생이었다. 2월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96㎡(13층)를 1992년생이 80억 원에 매입했다. 해당 가구의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이 15억4000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실제 대출액(채권 금액의 120~130%)은 10억 원대일 것으로 추측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젊은 층의 초고가 아파트 매수는 상속·증여 받은 '금수저' 자녀와 주식·코인 투자로 자산을 형성한 2030세대로 나뉜다"고 분석했다. 또한 "벤처·바이오 기업 오너들이 한강변 초고가 주택을 매입해 실거주와 비즈니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금 자금력을 갖춘 젊은 자산가들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초고가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강 조망권을 갖춘 입지의 경우 거래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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