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 수습의 중책을 맡게 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30일 공식 출범했다. 권영세 신임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야당을 향해서는 정쟁 중단과 함께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다시 제안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전국위원회 투표와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27일 만이자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2주 만이다. 권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며 당 쇄신 의지도 내비쳤다.
야당을 향해서는 “줄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입법 폭거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지금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으로 좌초된 여야정 국정협의체의 재가동을 제안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과 주요 당직자 인선도 마무리했다. 비대위원에는 임이자(3선)·최형두(재선) 의원과 함께 초선의 김용태·최보윤 의원이 발탁됐다. 김상훈(4선) 정책위의장은 유임됐다. 이로써 당연직 비대위원인 권성동(5선)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까지 원외 인사 없이 현역 의원 7명으로만 비대위를 꾸리게 됐다. 사무총장은 이양수 의원,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에는 조정훈·김재섭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번 비대위원과 당직 인선은 ‘친윤(친윤석열) 지도부’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계파와 선수, 지역구 등을 안배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용태·김재섭 의원 등을 포함해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이 다수 합류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취임 첫 행보로 제주항공 무안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제주항공 상황실을 찾아 사고 수습 방안을 모색했다. 권 위원장은 유가족들을 만나 “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최대한 협력하고 독려하겠다”고 약속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