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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대출 부실 '경고등'…美 카드론 디폴트 14년만에 최대

올 9월까지 상각규모 전년비 50% 증가 460억불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원인.."저소득층에 직격타"

내년도 금리 인하 기대 어려워… 더 큰 고통 예고

미국에서 회수하지 못한 악성 신용카드 채무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년간의 고물가로 저소득 소비자들의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 정보 업체 뱅크레그데이터를 인용해 미국 신용카드 대출 업체들이 올해 9월까지 심각하게 연체된 악성 대출 460억 달러(약 67조 5000억 원)를 상각했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수치이자 201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대출 업체는 채무자가 부채를 갚을 가능성이 낮고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때 해당 빚을 탕감해주는 상각 조치를 취한다. 악성 대출의 상각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은 올해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활용한 개인대출 부실이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의미다.







개인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급증한 것은 최근 수년간의 고물가로 구매력이 약해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가 높아지면서 개인 재정은 더욱 악화됐다. 실제 미국인들이 1년간 금융기관에 갚은 이자는 올 9월 기준 1700억 달러(약 250조 원)에 달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책임자인 마크 잰디는 “고소득 가구는 괜찮지만 미국 소비자 하위 3분의 1은 자금이 고갈됐다”며 “이들의 현재 저축률은 ‘제로(0)’”라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개인 채무 부실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높다. 미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부채 잔액은 2023년 중반에 이미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대를 넘어섰고 연체율 역시 팬데믹 이전 연평균 대비 1%포인트가량 높게 유지되고 있다. 소비자 신용 조사 회사 월릿허브의 한 관계자는 “높은 연체율은 앞으로 더 큰 고통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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