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현장에서 이틀째 강도 높은 수색 작업이 벌어졌다. 179명의 사망자 수색 작업은 사고 당일 밤 마무리됐지만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훼손된 시신의 일부분과 고인의 유류품에 대한 수색·수거가 진행됐다.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이 지연되는 가운데 신원 파악을 위한 작은 단서도 절실한 상황이다.
30일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179명의 희생자 시신은 모두 안치소로 옮겨진 상태”라면서도 “혹시 남아 있을 수 있는 시신의 일부분과 고인의 유품에 대한 수색 작업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남은 수색 작업에는 소방뿐만 아니라 군과 경찰도 투입됐다. 수색 작업에 투입된 요원들은 꼬리 날개만 앙상하게 남은 사고 항공기의 잔해물 및 인근 풀숲으로 흩어져 각자 유류품 등 수거 작업을 이어갔다. 수색 작업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고 현장의 감식과 조사를 위해 사고 현장도 정리되지 않고 보존된다.
수색 작업과 함께 사고 항공기 부근에서는 전남경찰청·전남소방본부 등이 참가한 합동 감식도 진행됐다. 항공사고의 원인 규명 등을 위해 필요한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는 사고 당일인 전날 밤 수거된 후 이날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보내졌다. 국토교통부는 이 기기의 분석을 통해 사고 당시 항공기 상황 등에 대해 살펴보는 등 사고 경위 규명을 위한 정밀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사고 현장에서 관계 당국의 수색·조사 작업은 연이틀 이어졌지만 사망자들의 신원 파악은 지연되고 있다. 당초 이날까지 사망자들에 대한 신원 확인을 마무리하기로 했으나 유족들의 DNA 채취 과정이 지연되면서 신원 확인은 31일 오전 중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30일 오후 8시 기준 신원이 확인 완료된 사망자는 179명 가운데 164명이다.
나원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이날 무안국제공항 탑승동 2층에서 유족들을 대상으로 “늦어도 31일 오전까지 전체 시신의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충격으로 사망자의 유해가 심하게 흩어진 상태여서 이를 수시 기관의 검시·검안이 가능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소요되는 상황이다.
유가족은 해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장례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나 부장은 “원칙적으로 수거한 개체의 DNA 감식을 해서 606편(片)의 주인이 가려진 뒤 검안이 끝난다”면서 “검체를 배양하고 결과를 내야 하는 만큼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최대한 빠르게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토부가 이후 이뤄진 브리핑에서 “DNA 확인을 통해서 신원을 확인하는 부분은 10일 정도가 경과한 수요일(내년 1월 8일) 이후부터 차례차례 된다는 말씀이었다”고 지적하며 혼선이 빚어졌는데 이후 정정을 통해 “남은 신원 미확인자에 대해 검체를 오늘 아침에 보냈고 그것 하나만 확인하는 것은 오늘 중으로도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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