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 179명의 유가족들이 협의회를 꾸리고 대표단을 선출했다. 유가족협의회는 합동 분향소가 차려진 무안 스포츠파크 외에도 참사 현장인 무안공항 내에 합동 분향소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30일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무안공항 탑승동에서 유족 대상 간담회를 열고 “공항에서 먼 거리가 아닌 1층 공간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해달라고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토교통부 및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여야 등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습 당국은 이날 무안 스포츠파크 등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해 여야 정치인들과 시민들이 잇달아 조문을 다녀간 상태다. 박 대표는 앞서 기자들과도 만나 “분향소는 사고가 발생한 근처에서 만들어지는 게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공항에 차려질 분향소에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모아 설치하기로 전라남도와 합의했다.
유해 훼손으로 이날 오후 8시 기준 희생자 164구의 신원만이 확인된 상태여서 유가족들의 장례 절차에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유해 100%를 수습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 유해를 모아야 장례가 가능할지에 대해 유가족들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무안공항 근처에 희생자 추모공원과 위령탑을 설치하는 것도 정부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유가족들은 장례 비용을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으로부터 전액 지원받기로 했다. 박 대표는 “이 사고의 주체인 애경그룹과 제주항공에서 100%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면서 “장례 비용 외에 보상 등은 별도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다.
제주공항 측이 장례와 관련된 직간접적 비용을 모두 부담하게 한 ‘장례비 지급 확인서’의 내용을 박 대표가 낭독하자 이정석 제주항공 경영기획본부장은 유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목숨을 잃은 희생자와 유가족 분들께 다시 한 번 사죄한다”면서 “(장례 비용 외에도) 여러분이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안심할 수 있다면 뭐든 최선을 다해서 책임지고 어떤 조치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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