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관저에 귀신이 출몰한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총리 관저에 입주했다. 정치적 위기에 처한 이시바 총리에게 '귀신 소동'은 오히려 작은 걱정거리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최신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11월 30일 도쿄 나가타초 지역의 총리 관저로 이사했다. 그는 취임 후 국회의원 숙소에 머물다 전임 기시다 후미오 총리 퇴거 후 진행된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입주를 결정했다.
이시바 총리는 관저의 귀신 소문에 대해 "특별히 두렵지 않다"며 "실제로 무언가를 보면 무서울 수 있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2년 4월 완공된 현대식 건물인 총리 관저(칸테이)는 이전 관저가 있던 자리에 지어졌다. 문제는 이전 관저에서 1930년대 두 차례의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1932년 5월 해군, 육군, 극우 혈맹단 소속 11명이 이누카이 쓰요시 총리를 살해했다. 1936년에는 280여 명의 군인이 관저를 습격해 전직 총리 2명과 정부 고위 관료, 경찰관 5명이 사망했다.
이후 역대 총리들은 관저 입주를 꺼려왔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한밤중에 군인들의 행진 소리에 잠을 깼다"고 측근에게 털어놨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입주 전 신도 승려를 불러 퇴마 의식을 거행했다.
하타 쓰토무 전 총리의 부인은 회고록에서 "한밤중에 정원에서 군인들이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시바 총리가 10월 총선 패배 후 소수 여당을 이끌며 정치적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귀신 소동은 작은 문제일 수 있다"며 "오히려 정권 유지가 더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총리 관저 50m 떨어진 곳에 보존된 옛 관저 건물에는 1936년 쿠데타 당시의 총탄 흔적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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