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추진 25년 만에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정비사업의 8부 능선’이라 불리는 사업시행인가 준비에 돌입했다. 동시에 최고 49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건축환경(친환경), 소방설계 및 성능 위주 설계 등 7개 분야를 담당할 용역업체 입찰을 진행했다. 조합은 이달 8일 대의원 회의에서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해 환경영향평가와 건축·경관심의 등 각종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조합은 또 2023년 결정된 정비계획을 변경해 재건축 규모를 최고 49층, 6576가구로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정비계획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용적률 300%, 최고 35층, 5778가구 재건축이 계획돼 있다. 하지만 조합은 사업성을 더 개선하기 위해 ‘역세권 개발’을 활용하기로 가닥을 잡고 현재 이를 반영하기 위한 정비계획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은 지하철역 인근 정비구역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올려주는 대신, 가구 증가분 일부를 공공 분양하는 제도다.
은마아파트의 용도지역은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법적 상한 용적률이 300%다. 역세권 개발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용적률을 최대 360%까지 활용할 수 있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1월 조합원 총회에서 최고 층수, 최대 용적률 관련 내용을 투표에 부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총회에서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 방식을 활용할지 여부도 의결할 예정이다.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면 정비계획 변경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시의 자문을 거치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진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을 완료했다.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은마아파트의 가격도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76㎡은 지난해 11월 28억 원에 매매돼 연초(22~23억 원대)보다 5~6억 원가량 올랐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1998년 재건축 추진을 결정했지만 정부 규제, 조합 내분 등의 요인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한국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을 대표하는 단지인 만큼 재건축 후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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