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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절대 안 잡힌다고 '자신만만'…텔레그램 악질사채업자 구속

SNS서 불법추심 일삼은 '만실장'

경찰 송치 20일만에 재판 넘겨져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접근해 수천 %의 고리대출을 내준 뒤 불법 추심을 일삼은 범죄 조직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무대로 활동하며 전국 각지에서 수백 명의 피해자를 양산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2024년 12월 5일자 25면 참조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불법 사금융 조직 총책 박 모 씨를 대부업법 및 채권추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30일 구속 기소했다. 주요 가담자인 이 모 씨와 김 모 씨도 각각 대부업법 위반, 대부업법 위반 방조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당을 최초 검거한 서울 마포경찰서가 같은 달 12일 사건을 검찰로 넘긴 지 약 20일 만이다.

만실장의 인스타그램 광고. 사진 제공=독자




일당은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에서 ‘만실장’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피해자들에게 연 수천 %의 폭리를 적용해 소액을 빌려준 혐의를 받는다. 상환이 늦어지거나 요구했던 만큼의 돈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불법 추심을 동원해 연체료까지 추가로 요구했다.

이들의 추심 행각은 사채업자들 사이에서도 강도 높기로 유명했다. 피해자 지인들에게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스팸 문자를 대량 발송하고 심지어는 지인들의 신상까지 캐내 이들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기도 했다. 지인들의 사진을 ‘게이클럽 회원’ ‘성매매 종사자’ 등 문구와 악의적으로 합성한 뒤 전단지 형태로 만들어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올리는 식이다. 피해자 A(26) 씨는 “(만실장이) 중국 업자에게 의뢰해 지인 신상을 캐냈다며 의뢰비까지 내놓으라고도 했다”며 “직장도 그만두고 지인들로부터 개인정보 유출로 고소까지 당했다”고 한탄했다.

불법 사채업자가 채무자의 지인들을 박제한 인스타그램 계정 게시물. 사진 제공=독자




일당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모든 대출 과정을 철저히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인스타그램 타깃 광고를 동원해 전국에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모집한 뒤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대출 상담을 했고 추심에도 문자와 SNS 등 비대면 채널만을 활용했다.

텔레그램 프로필에는 주소를 베트남 푸꾸옥으로 기재해놓고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도 “(본인들이) 해외에 있어서 절대 안 잡힌다”고 주장하며 악질적인 추심 행각을 이어갔지만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채무자들만 전국 400~500명에 달한다. 현재 피고인 측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 피해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연락해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처벌불원서를 작성하는 대가로 인당 10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9월 불법 추심에 시달리던 30대 싱글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한 결과 검거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지난해 12월 20일 불법 사채 범죄 조직 구성원 한 명을 추가 검거해 서울중앙지검으로 구속 송치했다. ‘번개추심단’으로도 불린 이 조직은 약 4년간 전국에서 수백 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불법 추심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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