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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긴 의정갈등에 위기…대학병원들 “미래 도약 위한 전환점 될 것”

대학병원등, 전공의 공백 장기화로 존폐 위기

중증·희귀난치질환 집중해 돌파구 마련 다짐

김영태(왼쪽부터) 서울대병원장,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승규 서울성모병원장. 사진 제공=각 병원




의대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린다는 발표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해를 넘긴 가운데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연구와 교육, 진료 부문에서 혁신을 꾀하며 새로운 미래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2024년은 의료계가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면서도 "서울대병원 본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국립교통재활병원, 쉐이크칼리파전문병원(SKSH)까지 그룹 차원에서 혁신과 발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서울대병원 본원은 첨단바이오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로 지정된 데 이어 보스턴에서 NSTRI 데이터 플랫폼을 첫 공개하며 한국 바이오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했고 아랍에미리트에서 SKSH와의 재계약을 세 번 연속 성사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우즈베키스탄에 종합병원 건립 컨설팅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검진센터 건립 컨설팅을 추진했으며, 강남센터는 베트남 빈멕 검진센터와의 협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국내 의료계가 예기치 못한 변수로 존폐 위기에 처하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김 병원장은 "2025년 최고의 의료진을 양성하는 교육병원의 기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진료지원 인력 역량 강화를 위한 역할 다변화와 전문의 인력 확보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주력하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중심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헬스케어 AI연구원 신설을 통해 국가 디지털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개원 40주년을 맞이하는 어린이병원의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으로 소아별관 임시병동 공사에 착공해 4인실 이하 병실 구성을 통해 감염 관리와 환자 안전을 강화한 미래 어린이병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정보 공유와 지원을 강화하고 중증 환자 최종 치료와 필수의료의 컨트롤타워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공공의료 정책 기능 강화를 통해 보편적 의료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촌과 강남, 용인 3개 산하병원을 둔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12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경영 실적에 직면한 만큼, 수익 다각화를 통한 경영 안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최근의 국정 혼란 상황으로 의정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1200여억 원의 의료수익 적자라는 최악의 경영 실적에 직면해 있고 올해도 적자 경영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원장에 따르면 올해는 세브란스의 전신인 제중원이 개원 140주년을 맞는 해다. 그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이란 표현을 빌어 "긍정적 사고를 통해 혁신을 꾀해야 할 때"라며 "초고난도 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 전환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신의료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글로벌 임상 시험을 주도해 신약 개발에 기여함으로써 정밀의료를 실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세브란스가 초고난도질환 치료 중심으로 진료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대한민국 최상급종합병원의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올해 말 준공 예정인 칭다오세브란스재활병원(가칭), 영원무역과 추진 중인 방글라데시 메디컬 클러스터 등 해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글로벌 세브란스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전공의 공백에 외부 환경과 정책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인 만큼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승규 서울성모병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개편 시범 사업 참여에 따라 중증·희귀난치 질환 진료에 더욱 집중해야 하고 전공의 공백에 대응하는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대와 용기‘에 이은 ’도전과 성장'이라는 학교법인 경영방침처럼 병원과 교직원 모두의 성장을 위한 소중한 기회라고 믿고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이 2일 신년하례식에서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은 초격차 미래병원을 향한 의료 혁신을 주도하고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날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 동화바이오관 7층 승명호홀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지난해 의료계를 덮친 혼란은 큰 시련이었으나 과거 숱한 위기를 극복했던 고대의료원만의 DNA로 하나 되어 어려움을 헤쳐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중증난치성 질환 중심 의료기관으로서 난치병 정복에 가장 먼저 첫발을 내딛는 ‘패스파인더(Pathfinder)’로서 상급종합병원의 개념을 완전히 새로 정립하고 인력과 시설 전반을 아우르는 변화를 통해 사회경제적 외부 상황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항구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2025년은 새로운 미래의 초석을 다지고, 다 함께 생명의 가치와 의학의 본질을 지킨 한해로 기억되도록 만들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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