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남해안 관광벨트 활성화 정책 중 하나로 크루즈 산업 육성에 나선 가운데 마산항 가포신항을 국제 전략 기항지로 키운다. 필수 시설인 세관·출입국·검역(CIQ) 터미널을 임시로 조성한 뒤 선사 유치 활동에 나서 그 실적 추이를 보고 전용 부두 건설 등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복안이다.
2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는 마산항 가포신항을 국제 전략 기항지로 육성하고자 유휴 창고를 활용해 내년 말까지 임시 CIQ 기능을 갖춘 여객터미널을 조성한다. 이 곳은 준설을 통해 3000명이 탑승하는 15만GT(Gross Tonnage, 용적 톤 수)급 대형 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CIQ 시설을 갖춘 여객터미널은 외국적 크루즈선 유치를 위한 필수 기반 시설이다. 수천 명의 관광객이 승·하선 때 신속한 출입국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돕는 필수 시설이다. 부산, 전남 등 다른 남해안 도시와 달리 이런 시설이 없는 경남은 재정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백억 원이 필요한 정식 터미널 대신 30억 원 안팎의 최소 사업비를 들여 외국적 선사를 유치하는 기반을 갖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도는 통영항과 사천 삼천포항을 소형 크루즈가 접안하는 연안크루즈 기항지로 개발하는 계획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들 항구는 배를 매어 두는 기둥인 개선주 등을 개선하면 각각 5만 GT급까지 수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가덕도 신공항, 남부내륙철도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 건설 계획과 연계해 유료 관광지를 다수 낀 거제 장승포항에 부두를 확보하는 등의 전략도 구상중이다.
크루즈 기반 시설이 구축되면 이순신 장군 승전지 해안 순례길과 연계한 크루즈 프로그램, 남해안 자연경관을 활용한 크루즈 관광상품 개발 등으로 해양관광지로서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 관계자는 “크루즈 산업은 관광을 시작으로 항구 도시 발전을 꾀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조기에 CIQ 시설 등을 갖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남해안을 관광 명소화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취임 후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을 꼽아 왔다. 이를 위해 남해안 섬에 대한 규제를 없애고 관광자원화하는 ‘섬 발전 촉진법’ 개정과 남해안 관광개발을 위한 전담기구 설립, 남해안권발전특별법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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