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의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지목되자 동물보호단체가 철새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 우려를 표했다.
동물해방물결 단체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유가족을 비롯해 사고로 피해 본 모든 이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정확히 밝히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단체는 또 "우리는 철새와 같은 동물을 축출 대상으로 삼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조류 충돌이 무조건 항공기 추락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설명을 하면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공항에서 600여건, 미국에서도 1만건 넘는 유사 사례가 있었다는 데이터도 들었다.
미 연방항공청 조사를 인용하면서는 야생동물과 민간 항공기의 충돌 사례는 1990년 2088건에서 지난해 1만9367건까지 늘고 이중 조류 충돌은 1만8394건으로 전체의 95%에 달했다고 했다.
단체는 "무안공항을 비롯해 새만금 국제공항, 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지에 대해서도 조류 충돌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며, "조류 충돌 예방 인력 보충 등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고도 주장했다.
무안공항 주변은 88종의 조류가 출연하는 철새 도래지로, 청둥오리 등 6종 조류 충돌 위험성 분석 결과 '3단계 위험 수준'으로 꼽힌다. 지난달 진행된 국립생태원 조사에서도 무안 저수지에서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에서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에서 1만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사고 다음 날 "조종사가 8시59분에 처음이자 유일하게 버드 스트라이크로 '메이데이'(구조요청)를 선언 후 복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어느 순간 관제사와 소통이 원활해지지 않았고, 다시 착지를 시도하다 사고가 났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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