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으로 집결한 보수단체 지지자들이 경찰이 통제에 반발하며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2일 오후 6시 30분께 현장에 모인 보수단체 지지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진입을 막겠다며 관저 앞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이에 안전관리에 나선 경찰은 관저 출입로 양방향 인도를 통제하며 시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경찰에 가로막힌 보수단체 집회 참석자들은 바리케이트 앞에 모여 “열어라”, “이재명 구속”,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에 바리케이트 개방을 요구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강제로 바리케이트를 앞뒤로 흔들거나 위로 넘어가려 하면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바리케이트를 넘어와 욕설을 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연행되기도 했다.
경찰은 확성기를 이용해 “위험하니 뒤로 조금씩 물러나달라”, “앞 사람이 위험하니 밀지 말아라”고 거듭 당부했지만 상황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보수단체 참석자가 더욱 몰리자 당초 10여 명의 경력을 배치했던 경찰도 추가로 인원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12시 20분께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관저 진입로 앞까지 진입해 도로 위에서 연좌 농성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경찰은 관저 앞 도로는 집회 신고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세 차례 자진해산을 권유했다. 그러나 보수단체 측이 “절대 못 나간다”며 버티자 경찰은 오후 4시 50분께 관저 앞 인원 30여 명에 대한 강제해산을 완료했다.
반대편에서는 진보단체 집회가 이어졌다. 진보단체 관계자들은 “윤석열 체포”, “윤석열 구속”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다.
각 지지자들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나 고성이 오가 경찰이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전 한 보수단체 참석자가 경찰이 조성한 저지선을 밀면서 반대 측 여성 참가자가 밀려 넘어지기도 했다. 상황이 발생하자 양 측은 또다시 서로를 향해 “왜 미냐”, “누가 거기 서 있으라고 했냐”며 욕설을 주고받았다.
보수 단체 집회에 참석한 다른 노인은 휴대전화로 진보 측 여성 참석자를 촬영하다 기기를 빼앗기자 “내놓아라”라고 외치며 여성의 멱살을 붙잡고 흔들었다. 한 남성은 반대 측 피켓 더미를 들고 도망가다 붙잡혀 한바탕 육탄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진보 측과 보수 측 집회 구역을 나누고 상호간 출입을 할 수 없도록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다. 현재 관저 앞은 일반 시민들의 통행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한편, 한남동 앞은 당분간 집회로 계속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측은 이날부터 체포영장 집행 기한인 6일까지 매일 관저 앞에 집회 신고를 해 놓은 상황이다. 이날 보수단체는 철야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진보단체 측도 6일까지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를 이어간다. 민주노총은 3일과 4일 양일간 1박 2일 집중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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