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가 예고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향해 보낸 편지를 두고 여당 내에서 “혹세무민” “정상이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을 향해 “혹세무민하고 그 속에 대중들 뒤에 숨어서 비겁한 행동과 말을 반복하면 역사가 참 부끄러운 대통령으로 마지막까지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불법 쿠데타로 자유 민주주의를 부수고 독재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라며 “선거의 공신력을 부인하고 군사력으로, 경찰력으로 강제하면서 자신의 입맛대로 하려는 것, 이건 자유민주주의적인 독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변명과 말장난, 거짓말, 그리고 갈라치기, 말 바꾸기, 그리고 또 법꾸라지 같은 행동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연 지지자들을 향해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를 두고 극단적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당 지도부인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법적‧정치적 책임을 다하시겠다라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사나 헌법재판소의 심리과정에 당당하게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향해 전한 편지에 대해서도 “이 편지로 인해 진영 간의 충돌, 실제 국민들 간의 충돌이 이어질까봐 우려스렵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체통, 품격을 버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법적인 것을 따지기 전에 자진 출두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쪽 진영으로 갈라져 극심하게 분열하는 국민들에게 ‘이러지 마라, 죄가 있으면 수사 받고 죗값을 치르겠다’고 말해야지 저걸 보니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의 편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회의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수석대변인을 통해 다 얘기가 나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기본적으로 법 집행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어느 국민도 예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편지 내용은 대통령 본인 때문에 일어난 일로 지지자들이 추운 겨울에 밖에서 떨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을 수 있다”며 “일부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 하나로 저희가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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