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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관저 진입 막았던 군부대…시행령은 '관계기관 협의' 명시

공수처, 尹 체포영장 집행차 관저 진입 중

육군 수방사 추정 군부대도 한때 대치해

2023년 경호법 개정 '경호처장' 권한 언급

다만 "관계기관장과 협의" 단서 달려 있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 언덕길을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대통령 관저 진입 중인 가운데, 관내에서 공수처와 군부대가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2023년 개정된 대통령경호법 시행령은 경호처장이 경호구역 내 파견된 군경 경비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관계기관장 협의’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3일 오전 8시 2분께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 정문을 통과해 관내 진입을 시작했다. 오전 6시 13분 정부과천청사에서 출발한 지 2시간 여만에 관저 관내 안으로는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 공수처는 대통령 최근접 경호를 수행하는 경호처와 대치 중이다. 공수처는 경호처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제시했으나 경호처는 경호법상 ‘수색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수처는 경호처와 대치하기 전 2개의 저지선을 뚫었다. 대통령 관저 외곽을 경호하는 서울경찰청 202경비단이 정문 앞에 바리케이드를 쳤지만 공수처와의 협의 끝에 길을 내줬다.

정문을 통과하자 대통령 관저 관내를 경호하는 육군 수방사 55경비단으로 추정되는 군부대와 경호처 등이 버스로 차벽을 내세우면서 공수처의 출입을 막았다. 공수처는 이마저도 2시간 여 대치 끝에 통과해 최후의 저지선인 경호처와 직접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202경비단과 육군 수방사 55경비단은 평소 경호처장의 지휘를 받는다. 경호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경호처 내 경비안전본부의 업무로 ‘대통령실과 주변지역 안전 확보를 위한 경비 총괄’ ‘대통령실 내·외곽을 담당하는 군·경 경호부대 지휘’ ‘국내·외 경호관련 정보수집 및 보안업무’ 등이 명시됐다.

2023년 대통령경호법 시행령도 개정돼 관계기관과의 협조 관련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시행령 제3조의3(경호업무 수행 관련 관계기관 간의 협조 등)은 “경호처장은 경호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의 장과 협의해 경호구역에서의 경호업무를 지원하는 인력·시설·장비 등에 관한 사항을 조정할 수 있다”고 적시한다.

이 때문에 이날 공수처를 막아선 군부대도 경호처장의 지휘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 합동참무본부도 “현재 대통령 관저에서 공수처와 대치하고 있는 부대는 경호처가 통제하는 경호부대”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관계기관의 장과 협의’라는 문구가 단서로 달린 만큼 이날 군경의 대치가 관계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쳤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앞서 2022년 경호처는 대통령경호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통해 “(경호)처장은 경호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경호구역에서 경호활동을 수행하는 군·경찰 등 관계기관의 공무원 등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한다”라는 조항을 넣었다가 여론 반대로 이듬해 ‘관계기관의 장과의 협의’를 추가하는 등 조정한 바 있다.

경호처는 55경비단 투입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경호처는 공수처 진입에 “군 인력 투입 없이 경호처 직원만 대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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