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알짜 천만 영화’ 2편이 나오는 등 영화계가 모처럼 화색이 돌았지만 올해는 ‘한국 개봉 영화 가뭄'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배급사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관객들을 공략한다. ‘코로나 창고 영화’들도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거의 개봉을 한 상태인 데다 제작 편수가 급감해 올해 선보일 작품들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월트 디즈니, 유니버설 픽쳐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등 해외 배급사들은 라인업이 풍성해 국내 배급사들은 더욱 실속 있는 배급 전략으로 ‘개봉 가뭄 위기’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박찬욱, 봉준호 두 거장은 올해 극장가의 ‘구원투수’로 나서 신작을 선보인다.
2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급사들은 최근 고심 끝에 올해 개봉 영화들을 확정했다. 올해는 배급사들 중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가장 많은 배급 계획을 세우며 자신감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마동석 주연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를 비롯해 ‘스트리밍’ '전지적 독자시점', '부활남', '정가네 목장' 등을 개봉한다. 또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 '행복의 나라로'(가제) 등도 올해 내 개봉한다. 겨울방학 가족관객을 겨냥한 ‘수퍼소닉3'를 1일에 개봉한 데 이어 5월에는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 해외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코로나 이전까지 1위를 달렸던 CJ ENM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 ‘악마가 이사왔다', '지구를 지켜라!'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부고니아' 등 3편을 개봉한다. 박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작가의 1999년 소설 ‘더 액스’가 원작으로, 박 감독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필생의 프로젝트’로 알려졌으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유연석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핸섬 가이즈’ ‘히든 페이스’ 등을 선보였던 NEW는 송혜교 주연의 ‘검은 수녀들’, 웹툰 원작의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달려라 하니’ 40주년 기념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 등 3편을 개봉한다. ‘범죄도시 4’로 천만 관객을 모은 플러스엠 엔테인먼트는 연상호 감독의 ‘얼굴’, ‘야당’ ‘열대야’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다양한 장르의 6개 작품을 개봉한다. 지난해 천만 영화 ‘파묘’를 선보인 쇼박스는 김윤석·구교환의 스릴러 '폭설', 배우 하정우의 연출작 '로비', 구교환·문가영의 로맨스물 '먼 훗날 우리', 유해진·이제훈의 '모럴해저드' 등을 선보인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 이어 6년 만에 내놓는 신작 '미키 17'은 3월 관객과 만난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몇 차례 개봉 일정을 변경한 끝에 3월 7일 북미 개봉을 확정했다. 국내 개봉은 이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로 ‘알짜 전략’을 짠 영화업계는 연초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지난해 12월 24일 개봉한 ‘하얼빈’이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관객'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난 1일 개봉한 롯데엔터의 ‘수퍼소닉3’는 가족 단위 관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히든 페이스’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는 박지현과 시원 주연의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8일, 권상우표 코믹 액션 영화 ‘히트맨2’는 22일 각각 관객을 찾는다.
송혜교가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이후 2년 만에 컴백하는 ‘검은 수녀들’은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의 속편으로 1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악령에 들린 한 소년을 구하기 위해 수녀들이 구마(驅魔)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24일 개봉. 2008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말할 수 없는 비밀'도 1월 중 개봉한다. 아이돌그룹 엑소 출신 도경수, 원진아가 출연했다. 이 외에도 고(故) 김수미의 유작 '귀신경찰', 고(故) 송재림의 유작 ‘폭락’ 등도 1월 중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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