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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리 잡혀갑시다"…12·3 계엄날 MBC 사장 회사 돌아와 꺼낸 말

안형준 MBC 사장. 사진=MBC 제공




안형준 문화방송(MBC) 사장이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심경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계엄 당시 MBC는 국회 등과 함께 '1차 장악 대상'에 포함된 언론사였다.

안 사장은 2일 공개된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비상계엄 당일 속보를 확인하고 바로 택시를 타고 MBC로 향했다”며 “후배 기자들을 포함해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혼자 피신할 수 없어서 사장실에 올라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사장은 회사로 오는 길에 여의도 고위 관계자 등에게 '계엄군이 MBC 사장 잡으러 가니 회사로 가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 사장은 사장실로 향했고, 임원들도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안 사장은 “지난해 1월 사장직에 도전하면서 구속될 결심은 했는데 계엄군에 체포될 결심까지는 못 했다”면서도 “(임원들에) ‘그냥 우리 잡혀 갑시다’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사장은 “과거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언론사와 방송사를 장악하고 (경영진 등을) 끌고 가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모인 임원들끼리 유사시에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흩어져 있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도 했다.

안 사장은 이어 “(끌려가지 않은 건) 국회에서 시민들이 맞서서 계엄군 진입을 막아준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 사장은 “MBC가 계엄군의 1차 장악 대상에 포함된 것은 무도한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해왔다는 반증”이라며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부 일본인들의 주장에 50%의 비중을 할애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민의의 집결지인 국회에 야간 투시경을 낀 무장 병력이 투입해, 국민에게 총을 겨누는 행위는 명백하게 위헌적인 행위”라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안 사장은 “MBC는 비겁하게 기계적 중립 뒤에 숨지 않고 시청자들이 내란 사건의 본질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미칠 영향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실체적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헌법재판소 재판 결과와 내란사건주동자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남아있는데, MBC는 이번 내란 사태 수습과 책임자 규명이라는 소명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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