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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컬렉터' 윤상의 부활

OCI미술관, 16일부터 '윤상 서화첩'전

1950년대 유명화가 작품 등 대거 공개

유영국, ‘도시’. 사진제공=OCI 미술관




한국의 대표 미술품 수집가였던 윤상(尹相·1919∼1960)이 1956년 열었던 소장전에서 선보인 기념 서화첩을 공개하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수송동 OCI 미술관에서 열린다.

OCI 미술관은 오는 16일부터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 전에서 1956년 7월 열린 ‘제 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의 기념 서화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윤상은 평양출신 개인 소장가로, 1956년 한국 전쟁 후 수집한 한국 현대회화 작품을 모아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전시를 열었다. 해당 전시에는 고희동, 이상범, 도상봉, 천경자, 김환기, 장욱진 등 당대 유명화가 49인의 작품 64점이 출품됐다.

이번 OCI 미술관이 공개하는 ‘윤상 서화첩’은 당시 전시의 방명록과 같다. 당시 1956년 당시 전시를 찾은 화가와 전시를 관람한 공예가, 서예가, 배우, 문학가, 음악가, 영화감독, 초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등 문화예술인 및 국어학자, 기업가 등 104인은 다채롭고 생생한 그림과 기록을 남겼는데, 서화첩에는 이같은 자료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장욱진, 마을. 사진제공=OCI 미술관


OCI 미술관은 2010년 국내 경매를 통해 서화첩을 입수한 후 수집, 보존, 처리 조사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발견이 있었다.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장욱진 회고전에 출품된 ‘가족’의 경우, 윤상 서화첩에 남아 있는 신문 스크랩 사진을 통해 당시 작품 이름이 ‘마을’이었음을 확인했다. 미술관은 “현대 미술작품이 창작되고 주인과 제목이 바뀌며 소비된 이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서화첩이) 한국 현대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유영국의 1955년작 '도시(都市)'도 1956년 전시 이후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해당 작품을 통해 주로 자연 소재인 ‘산'을 그린 유영국이 인공적인 풍경도 함께 그렸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에서 다른 관련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서화첩에 축하 기록을 남겼던 사진작가 임응식은 당시 전시 출품 작가 49명 중 38명의 초상 사진을 찍었는데, 미술관은 해당 사진과 방명록에 기록을 남긴 인물들의 사진까지 총 57점을 선보인다. 또한 이상범, 이응노, 김환기, 김기창, 변관식 등 윤상 전시 출품작가들의 다른 작품 중 OCI미술관의 소장품도 함께 전시한다. 전시는 3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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