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경찰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6일 서울 한남동 관저 인근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동이 튼 지 얼마 안된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인근에는 이미 윤 대통령 지지자 수백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로 중무장한 채 진을 치고 있었다. 밤을 샌 것으로 보이는 일부 참가자들은 돗자리 위에서 새우잠을 청하기도 했다. ‘나라를 살린 박종준 경호처장님 국민이 응원합니다’ 등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경호처장을 칭송하는 화환들도 길가를 따라 길게 줄지어 있었다.
‘이재명 감방’ ‘민주당 해체’ 등 구호를 외치던 이들은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넘겼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하자 이내 웅성웅성거렸다. “진짜가 맞냐”며 반신반의하는 반응 속에서도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체포영장을 연장할 것이라는 소식에는 “미친 거 아니냐”며 성을 내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회 사회자가 무대 위에서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넘겼다고 한다. 애국 시민이 나라를 지켰다”며 모든 참가자에게 소식을 알리자 집회는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이들은 노래를 따라 ‘이재명 구속’ ‘민노총 해체’ ‘전교조 해체’ ‘오동운(공수처장) 사퇴’ 를 외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신명나게 흔들었다. 사회자가 “맛이 간 민주당을 향해 함성을 십초간 발사해달라”고 하자 목청이 터질 듯 “와”라고 외치며 신나하기도 했다.
공수처가 사실상 영장 집행을 포기했지만 보수 집회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집회 사회자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방심하면 안 된다”며 “한 명이라도 더 와서 목소리를 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며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최 측은 이날도 ‘중국 공산당이 배후에 있다’ 등 음모론을 내세우며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통치적 행위”라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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