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부 시짱티베트자치구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현재까지 100명 가까이 숨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으나 지진 규모가 워낙 큰 데다 구조 작업이 쉽지 않아 사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분 시짱자치구의 제2도시인 르카쩌시 딩르현(북위 28.50도, 동경 87.45도)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10㎞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9시 5분쯤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 로부체에서 북동쪽으로 93㎞ 떨어진 중국 지역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도 같은 시각 규모 7.0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신화사는 “딩르현과 주변에서 진동이 매우 분명했고 진원지 부근에 적지 않은 가옥이 붕괴됐다”며 “이미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딩르현 창숴향·취뤄향·춰궈향 등 3개 향(중국 농촌의 기초 지방정부 단위)에 걸쳐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중앙TV(CCTV)는 지역 재난 당국을 인용해 이날 오후 3시 현재 95명이 사망하고 13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지는 시짱자치구 딩제현에서 34㎞, 딩르현에서 36㎞, 라무현에서 67㎞, 르카쩌시에서 167㎞ 떨어진 곳이다. 자치구 성도 라싸시에서는 379㎞ 거리에 있다. 진원지 주변 5㎞ 범위의 평균 해발고도는 약 4259m다. 진원지로부터 5㎞ 범위 안에는 탕런촌·쉬주촌·가러궈지촌·메이둬촌·차지·라창·캉충 등의 마을이 있고 20㎞ 안에는 춰궈향과 취뤄향이 있다. CCTV는 진원지 주변 20㎞ 범위에 거주하는 주민이 6900명에 달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 주석은 “지진으로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인명 수색과 구조 활동, 부상자 치료와 사상자 최소화, 추가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주민들의 재정착과 사후 처리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도 조속히 재난 상황과 사상자를 확인하고 구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중국 재난 당국인 응급관리부는 3단계 지진 비상 대응에 착수했다. 장궈칭 국무원 부총리가 직접 대응팀을 이끌고 현장을 찾았으며 현지 소방 당국은 진원지 인근 수색과 구조를 위해 1500명 이상의 인력을 파견했다. 현지에는 2만 2000개의 구호 물자가 배달됐다.
지진은 네팔·인도·방글라데시·부탄 등 주변 국가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고 전해졌다. 중국 서부와 네팔 히말라야 산악 지역은 그동안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2008년 쓰촨성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약 7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2015년에는 카트만두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해 9000명이 숨지기도 했다.
CCTV는 지난 5년 동안 이번 진원지 주변 200㎞ 안에서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29회 발생했다며 이번 지진에 대해 “최근 5년 안에 발생한 최대 지진”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