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정시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개 과학기술원에 원서를 쓴 수험생 수가 지난해 대비 3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스트는 지원자가 38% 줄었고, 이공계특성화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의 경우 개교 당시와 비교하면 지원자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이공계에 대한 수험생의 관심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KAIST 등 4개 과기원의 정시 지원자 수는 4844명으로 지난해(6743명) 대비 28.2% 감소했다. 과기원별로 살펴보면 KAIST의 감소율이 37.9%로 가장 컸고 광주과학기술원(GIST) -25.2%, 울산과학기술(UNIST)원 -23.0%,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22.7% 순이었다.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과기원 경쟁률은 작년 103.74대 1에서 80.73대 1로 하락했다. 2022년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는 28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개교 연도 953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종로학원은 과기원 등 지원자 수와 경쟁률이 하락한 데는 이공계 특수대 지원 기피 현상과 의대 선호 현상이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2025학년도 전국 의대 정시 지원자 수는 총 1만 519명으로 지난해 대비 2421명(29.9%) 증가했다. 최근 6년간 의대 정시 지원자 수가 1만 명대를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의대 학부로 전환을 완료한 2022학년도에 정시 지원자가 9233명까지 치솟기는 했으나 1만 명을 넘진 못했다.
4개 과기원과 한국에너지공과대는 정시에서 가·나·다군 1회씩 총 3번 지원할 수 있는 것과 별개로 지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쟁률이 일반 대학보다 높게 나타나지만 의대, 약대, 서울대 등 이공계 최상위 대학과의 중복합격으로 인한 이탈 또한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집중 현상 등과 맞물려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과기원 등) 선호가 떨어지는 양상"이라며 "향후 의약학 계열 집중 현상이 계속될 수 있는 상황에서 선호도 하락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의·약대나 서울대 등 이공계 최상위권 대학 중복합격으로 인해 이탈과 이동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공계 특수대 정시 추가합격 인원도 상당히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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