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는 11일 인도네시아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간 방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시바 총리는 당초 이달 한국 방문을 계획했다가 계엄 사태로 인해 동남아시아 순방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과 인도네시아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하는 '2+2 회담'을 개최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위협적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은 최근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과의 방위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 '정부 안전보장 능력강화 지원'(OSA) 제도를 이용해 인도네시아에 고속 경비정을 무상 공여할 계획이다. OSA는 비군사 분야로 한정한 공적 개발 원조(ODA)와 달리 방위 장비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제도로 일본이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등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의 군대에 기자재 등을 제공하고 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골자다. 일본 정부는 앞서 OSA 제도를 통해 3월 이전에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필리핀, 몽골, 지부티에 방위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9∼12일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와 아세안에서 인구와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한다. 이시바 총리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열고 해상보안 분야에서 협력과 공동 훈련 확대를 위한 협력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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