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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임명" "체포 협조"…샌드위치 된 최상목

與 "인사 정상화로 복지부동 막아야"

野 "경호처장 해임해 법 질서 지켜야"

崔, 요구 선긋고 "민생·경제 올인"

여야정, 9일 국정협의체 첫 실무협의

최상목(오른쪽)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한중국상의 오찬 간담회에서 가오천 주한중국상의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우리 경제 시스템은 굳건하다”며 지속적 투자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여야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정국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국방부 장관 등의 임명을,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위한 경호처장 해임을 연일 외치는 가운데 최 권한대행은 ‘민생 대응에 집중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비어 있다”며 “최 권한대행이 장관 임명과 각 부처 인사를 해달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의 면전에서 국정의 조기 안정을 위해 장관 임명권을 조속히 행사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지 않도록 필수적 인사를 정상 추진해달라”며 힘을 실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협조가 국정 안정의 첫걸음이라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최 권한대행을 향해 “법 집행에 대해 ‘나는 모르겠다’고 불법적 저항을 은근슬쩍 지원하는 것은 경제·민생을 망치는 것”이라며 “법질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경제·민생은 그야말로 모래성”이라고 말했다. 예측 가능한 국가 시스템 구축이야말로 국정 난맥을 타개할 전제 조건이라는 논리를 펴며 대통령경호처장 해임 등 적극적 조치로 영장 재집행에 협조하라고 재차 압박한 것이다.



최 권한대행은 이 같은 고강도 주문에 침묵을 택했다. 그는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경제 여건이 엄중하다”며 “여야정이 국정협의체를 가동해 민생과 경제 안정, 대외 신인도 관리에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후폭풍을 감내해야 하는 요구에 선 긋는 한편 경제·안보 외풍을 최소화하는 일에 국력을 모아달라는 뜻을 발신한 셈이다.

여야는 이달 9일 국정협의체 가동을 위한 첫 실무협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실무협의에서 국민의힘은 민생 법안 처리를, 야당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가 최 권한대행에 압박 강도를 높인 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과 무관치 않다. 야당은 공조수사본부를 향해 ‘임전무퇴의 각오로 완수하라’는 반면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영장 집행은 권한남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영장 집행 결과에 따라 정국 혼란에 대한 책임을 묻는 당사자가 바뀔 수 있다.

공조수사본부와 경호처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최 권한대행은 여야의 격렬한 대치를 감안한 듯 원론적 당부만 내놓았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주요 현안 해법 회의에 참석해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들 부상, 정부 기관 간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밝혔다. 다만 경호처 지휘권 행사 여부에는 침묵하고 자제를 촉구하면서 공조본의 체포영장 강제집행에 비판적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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