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근 겨울철 인플루엔자(독감) 등 호흡기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독감이 대유행하고 있다.
10일 홍콩 성도일보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거주하는 양모씨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에게 기침과 발열 증상이 나타나 단순한 감기인 줄 알고 지난 달 19일 동네 병원에 가서 약을 타 먹였다. 그런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나흘 뒤 다시 베이징 왕징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에 다녀온 뒤 고열이 다시 시작됐다. 같은 날 오후 다른 병원으로 갔지만 응급실에서 최소 2~3시간 대기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고, 또 다른 병원에서도 진료받지 못해 결국 현지시간 저녁 9시 야간진료를 하는 아동병원으로 향했다. 양씨는 “아동병원에서 등록할 때 대기 번호 1000번이 떴다”면서 “검사를 마치고 A형 독감 진단을 받아 진료실 앞에서 줄을 섰을 때는 자정이 넘었다”고 말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날 중국 내 독감 감염자의 99% 이상이 A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에서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사재기로 인해 치료제가 동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에서도 독감 등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하면서 전국 약국 곳곳에서 독감 치료제와 진해거담제, 해열·소염 진통제 등의 수급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 중국 네티즌은 “독감 치료제 구매 열기가 11월11일 쇼핑 축제인 ‘광군제’ 만큼이나 뜨겁다”고 말했다. ‘조플루자’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인플루엔자 치료제 발록사비르 마르복실 20㎎ 두정 세트는 중국에서 그간 222위안(약 4만4000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일부 온라인 시장에서 300위안(약 6만원) 이상에 팔린다.
아울러 연인원 90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특별운송기간(춘윈, 春運·1월14일∼2월22일)이 다가오고 있어 독감 유행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소아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 환자가 급중하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는 지난주 73.9명에서 이번 주 99.8명으로 증가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13∼18세에서 1000명당 177.4명, 7∼12세에서 161.6명으로 아동·청소년층이 유행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급증에 따라 마스크 자율착용 캠페인을 하고 백신접종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생후 6개월 이상∼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에 더해 구립 어린이집, 구립 노인복지시설, 공공 산후조리원 종사자 등으로 무료 접종 대상을 늘린다. 접종은 오는 4월 30일까지 시행한다.
이번 절기는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주를 모두 포함한 4가 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과 유사한 백신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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