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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의 새로운 시대’ 방사성 의약품 67개 허가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은 13개

노바티스 플루빅토 1조 연 매출

국내 SK바이오팜, 앱티스 도전

그래프=한국바이오협회, 네이처지




방사성 의약품을 통한 항암 치료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방사성 의약품(RPT)은 약물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여 환자 몸속에 투여하면 암세포에 도달한 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내보내 암조직을 파괴하는 차세대 항암제다. 일명 ‘방사성 미사일 치료제’로 불린다.

기존에 외부 방사선을 사용하는 방사선 요법과 달리 방사성 의약품은 표적 세포 내 방사선을 제한하고 표적이 되지 않은 세포에 대한 독성 효과가 없어 정상적인 장기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는 2023년 기준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지 내용을 바탕으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여태까지 허가한 방사성 의약품은 67개이며 이 중 54개는 질병 진단용으로, 13개는 치료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은 모두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들 약품은 알파(α)선 또는 감마(β)선을 방출해 표적 종양 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기존 방사선 요법과 달리 방사성 의약품은 표적 세포 내에서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비표적 세포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정상 장기 손상을 줄이는 동시에 안전하고 경제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질병 진단용 방사성 의약품도 상당수가 암 진단 목적으로 허가됐다. 54개 중 25개가 종양 영상용이다. 이밖에 중추신경계(11개)·심혈관(8개)와 신장·폐·간·뼈 영상용으로 허가됐다. 방사성의약품을 표적 벡터로 구분하면 54개의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중 저분자가 35개, 펩타이드가 9개, 항체가 4개, 기타 단백질 및 혈청 알부민 기반이 6개로 나타났다. 방사성 의약품이 다양한 형태의 표적 벡터를 통해 질병 진단과 치료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노 SK바이오팜, 동아에스티, 퓨처켐 등이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나섰다. SK바이오팜은 3대 신규 모달리티 중 하나로 방사성의약품치료제를 선정하고 3년 내 임상시험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과 방사성 의약품 핵심 원료인 악티늄-225(Ac-225)을 활용한 신약 연구와 임상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동아에스티 자회사 앱티스는 셀비온과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해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앱티스의 링커 플랫폼 기술 앱클릭과 셀비온의 방사성의약품 랩 링커 기술을 활용해 위암·췌장암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방사성 동위원소 접합체(ARC)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다만 방사성 의약품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일부 치료제는 말기 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골수 손상, 구강 건조증, 신장 손상과 같은 전신 독성이 보고된 바 있다. 진단용 방사성 의약품의 경우 위양성 및 위음성 결과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개선이 요구된다. 방사성 의약품의 효과와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차세대 방사성 의약품은 표적 벡터를 사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방사성 핵종을 병변에 정확하게 전달하고 비표적 부위(off-target) 침착을 방지함으로써 종양 진단·치료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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