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입’이 탄핵정국 속에서 더욱 거칠어 지면서 전국적인 이슈를 타고 있다. 그동안 낙후된 전남의 도지사로서, 예산 확보나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비판에 말을 아꼈지만 연일 ‘정부와 여권, 尹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김 지사의 정치적 색깔이 분명한 메시지가 본격화한 것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2월 4일 부터다. 당시 그는 “헌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고 했다.
다음날에도 김동연 경기지사 등 4명의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함께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 즉시 탄핵”을 촉구하더니, 같은달 7일에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이 국민의힘 의원 무더기 표결 불참으로 무산된 뒤에는 “분한 마음,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의 거친 입은 새해에도 이어졌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가수 나훈아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양비론으로 물타기하고 사회혼란을 부추길 일이 결코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가수 나훈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민가수고, 나 또한 그의 찐팬이지만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경호처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토록 지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처럼 최근 김영록 전남지사의 발언이 심상치 않은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포석이 깔린 행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더불어민주당 내 호남 주자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조기 대선이 현실화 되면 김 지사가 ‘호남의 목소리’를 결집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해석은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26일 전라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의중을 비췄기 때문이다.
당시 김 지사는 조기 대선 시 호남주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심해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호남 유력 정치인이 호남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커가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 나올 때가 있다”며 “호남의 목소리를 키우고 도정을 살피는 것을 큰 의미에서 보는 측면도 중요하다. 이런 부분에 대해 여러 지역민과 함께 고심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 후보군의 도전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록 전남지사의 3선에 맞서 서부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다선 의원들로 4선의 이개호 의원, 3선의 서삼석 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민선 7기 전남도지사 선거 당내 경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3선인 신정훈 의원도 출마가 유력 시 되고 있다는 전망이다.
동부권에서는 ‘친명’ 민주당 전남도당 지역위원장인 재선의 주철현 의원, 일 잘하는 단체장으로 손꼽히며 ‘대한민국 생태수도’ 정책으로 순천을 전남 22개 시·군 중 예산·인구 1위에, 혁신 선도도시에 이어 청렴 선도도시로 우뚝 세운 무소속 노관규 순천시장의 전남도지사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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