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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특례·내년 의대정원 원점'에 침묵 속 냉담 의료계… 정부 대화 손 잡을까

의협, 수련·입영특례 등에 공식입장 '침묵'

전공의들도 냉담… "내년 재검토는 말장난"

의료계, 정부 신뢰 무너져 대화 쉽지 않아

정부는 대화시도 지속 "신뢰 회복의 과정"

10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 간 논의가 이뤄지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도 가능하다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 이후 의료계 반응이 주목된다. 최 대행은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등을 향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직접 사과했으며 정부는 계속해서 대화를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협 등 의료계는 최 대행과 정부의 제안에 아직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의정갈등 핵심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정부 제안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대화 시도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를 향한 깊은 불신을 재차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얻기 어렵다는 태생적 한계도 의정 간 대화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12일 정부와 의료계 등 설명을 종합하면 법정 의사단체인 의협은 이날 현재 최 대행의 대화 제안과 정부의 전공의 대상 수련·입영특례 계획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정부 조치가 전공의, 의대생을 비롯한 의료계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수준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여야의정협의체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추진하고도 무게감을 얻지 못한 채 좌초된 것도 의협과 전공의의 불참이 근본 원인이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당선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서는 의협이 김택우 신임 회장 체제로 접어든 점이 정부와 대화에 긍정적 신호가 될 수도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과정은 열려 있다”며 “결국 정책 결정권자가 결자해지하는 차원에서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의료계 내부적으로 단일한 입장을 정한 후 잘 준비해서 만나야 한다는 입장으로, 당장 정부와 만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사태 핵심인 전공의들 상당수가 냉담하다는 점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소셜미디어에 “정부와 여당은 아직도 전공의를 한낱 노동력으로만 치부하고 있다. 전공의가 요구한 것은 그게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한 전공의는 “2025학년도 정원도 작년 이맘때에 원점 재검토한다고 했다가 2000명 증원된 것”이라며 “2026학년도 원점 재검토도 말장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의료계가 계엄 사태 당시 포고령 속 ‘의료인 처단’ 문구로 인해 정부를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의정갈등이 1년 가까이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권한대행 체제가 애초에 정책 추진력을 내기 어려운데다 의료계가 최 대행도 윤석열 정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판단한다면 대화가 쉽지 않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과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일부에서는 특례조치가 의정갈등 해소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이기도 한다.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수련 특례는 국민의료 보호와 의료인력 양성 생태계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여전히 의료계와 대화를 적극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신뢰를 계속 회복해 나가는 상황”이라며 “이를 계기로 보다 활발하게 협의해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 등 의료개혁 과제는 의료계의 얘기를 충분히 듣고 실현해 나가야 한다”며 “빠른 시일 안에 만나뵙고 얘기를 들어볼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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