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이 해온 업무를 대체해가면서 향후 3~5년 안에 전 세계 은행들의 일자리가 20만개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 세계 은행의 최고 정보·기술 책임자들은 평균적으로 인력의 3%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 93명 가운데 약 4분의 1은 5~10% 감축 가능성을 전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토마시 노에첼 BI 선임 분석가는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백 오피스와 미들 오피스, 운영 부문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이 포함된 모든 직업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AI가 직업들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력 전환을 유도할 것이라고 봤다.
AI 업무 활용은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생성형 AI가 향후 3~5년 안에 생산성과 수익 창출을 최소 5% 증가시킬 것으로 봤다. BI에 따르면 오는 2027년에는 AI로 생산성이 높아져 은행들의 세전 이익이 12~17% 증가해 순이익 합계가 최대 1800억 달러(약 262조원)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용 절감 등을 위해 IT 시스템 현대화에 나섰던 은행들은 이제 생산성을 더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AI로 눈을 돌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AI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은행업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은행업 일자리 가운데 약 54%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AI 기술 확대에 힘쓰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은행은 별도 조직으로 역량을 키워온 디지털솔루션그룹을 '디지털솔루션본부'와 '디지털혁신단'으로 재편해 고객솔루션그룹으로 통합했다. 하나은행은 별도 조직이었던 기존 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에도 참가해 인공지능(AI) 중심의 금융기술을 뽐내고 있다. CES에서 신한은행은 AI 은행원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기업은행은 AI를 활용한 미래성장모형 등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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