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런치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 도시락부터 구내식당까지 외식물가가 3년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민들의 한 끼 식사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4년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을 기록하며 전년(117.38) 대비 3.1% 상승했다. 이는 2023년(6%)보다 상승폭이 줄었으나,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3%)을 여전히 웃도는 수준이다.
외식물가는 2012년 이후 12년 연속으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상회했다. 특히 2022년 7.7%, 2023년 6%에 이어 3년 연속 3%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뉴별로는 도시락(5.9%)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떡볶이(5.8%), 햄버거(5.4%), 김밥(5.3%) 순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이 자주 찾는 칼국수·치킨(각 4.8%), 냉면(4.2%), 쌀국수(4.1%) 등도 4%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직장인들의 피난처로 여겨졌던 구내식당마저 가격 인상을 피하지 못했다. 구내식당 물가는 전년 대비 6.9% 상승하며 2001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4년 연속 4% 이상의 상승률이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찾던 편의점 도시락도 가격 상승을 피해가지 못했다. 2019년 통계 편입 이후 안정적 추이를 보이던 편의점 도시락은 2023년 5.2%, 2024년 4.9%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삼각김밥 역시 2022년 1.3%에서 2024년 3.7%로 상승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런치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식재료 가격 상승이 지목된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5.9% 상승했으며, 특히 과일(16.9%), 채소(8.1%), 곡물(3.3%) 가격이 크게 올랐다.
유통업계는 가성비 먹거리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랜드킴스클럽은 '델리 바이 에슐리'를 통해 3990원 균일가 가정간편식을 선보여 200여 종의 제품에서 3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각각 '어메이징 델리'와 '요리하다'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마트24가 1900원대 김밥과 3600원대 비빔밥을 출시하며 초저가 전략으로 소비자 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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