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신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체제가 14일 취임식과 함께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의협이 전임 임현택 회장 탄핵과 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흔들렸던 상황을 뒤로 하고 1년 가까이 지속되는 의정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사다. 김 회장 체제의 의협은 출범하자마자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한 대응을 과제로 안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협을 중심으로 내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되기 전 단일한 안을 내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움직임도 수면 위로 나오는 모양새다.
의협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김 회장의 취임식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회장 보궐선거 당선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상태지만 “빠르게 상임 이사진을 구성하고 의협 목소리를 단일화하겠다”며 내부 정비에 집중해왔다.
관심사는 김 회장이 취임사에서 언급할 내용이다. 곧 확정을 앞두고 있는 내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비롯한 의료개혁 문제와 이에 대한 대정부 대응 방안 등을 말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내년도 의대 정원을 두고 “올해 교육 문제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플랜이 나오면 2026년도에 대해 같이 논의해 나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의협은 지난 11일 정부가 내놓은 사직 전공의에 대한 수련·입영 관련 특례 등 조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김 회장 취임을 계기로 의사단체들 사이에서도 결집 시도가 보인다.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와 내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하기 위해 의협과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협의체를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KAMC 관계자는 “의협을 중심으로 5개 단체가 협의해 내년도 의대 정원 규모 등을 정리해 정부에 제시할 것”이라며 “모여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 전공의와 학생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를 하는 단계는 아니고, 이제 모여서 얘기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개별적 의견이 나오는 정도”라며 “상임이사회 이후 정리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일부에서 이처럼 단일안 도출 시도가 나오는 건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내년도 의대 정원도 2023년 대비 2000명 늘어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의대 입시 중단론, 증원 이전 규모보다도 더 줄여야 한다는 주장 등도 만만찮아서 합의가 쉽지는 않다.
한편 의협은 취임식에 이어 16일 기자간담회와 첫 상임이사회를 연다. 일각에서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맡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기존에 없던 의대생 몫 자리도 생길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선거 당시 의대생에게도 협회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의 협회 업무 참여 기회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선거 당시 박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그의 아들도 사직 전공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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